LCD 패널 업체들이 차별화를 위한 전략으로 시장에 없던 새로운 사이즈 발굴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주력 크기의 패널과 경쟁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최근 LCD 패널 업체들이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대만 업체들이 한국 패널 업체들에 대항하기 위해 사이즈를 키우면서 시작됐다. 기존 시장을 장악해 온 37인치 제품들의 대체재로 CMI와 AUO가 39인치를 적극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한국 업체들의 46·47인치 제품에는 50인치로 맞불을 놨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1~2인치라도 큰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호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39인치 제품은 37인치처럼 6세대(1500×1850㎜) 원판 한장에서 6대가 나와, 원가도 거의 비슷하다. CMI가 55인치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58인치에 도전한 것도 같은 이유다. 5.5세대(1300×1500㎜) 라인에서 55인치와 58인치 모두 LCD 패널 두 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은 유사하다.
기존 주력 크기는 글라스 원판을 어떻게 잘라야 가장 효율적인가에 따라 결정됐다. 이제는 생산 효율과 함께 시장 다변화도 크기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 셈이다. 또 원판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종전보다 살짝 크기를 키우는 방식도 시도 되고 있다.
이 전략은 특히 중국 TV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따라 한국·중국 패널 업체들도 중국 시장을 겨냥해 제품 크기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채택했다. 기존 주력 사이즈와 다른 새로운 크기의 제품들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40·46인치 전략을 수정해 중국에서 43·48인치 제품을 내놓았다. 43·48인치 LCD 패널은 40·46 제품보다 크기가 2~3인치 크기 때문에 소비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모니터를 위해 23.8인치라는 독특한 크기의 LCD 패널을 내놓았다. 4:3 화면 비율이 적용되던 모니터에도 16:9의 비율을 적용하기 위해서다. 16:9를 적용하면 영화를 보기에도 적합할 뿐만 아니라 화면 두개를 나눠 듀얼 모니터로 사용할 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중국 BOE와 CSOT는 26인치 패널과 경쟁하기 위해 28인치 제품을 내놓았다. 28인치 패널은 저가 TV용으로 활용도가 높다. 두 회사가 함께 28인치를 전략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저가 TV 시장의 판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즈를 다변화하는 것은 지금 같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며 “생산 효율을 높여 원가가 비슷한 범위에서 더 큰 사이즈 제품을 찾으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