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의 글로벌 전략 돌풍…신흥시장에선 M&A, 선진국에선 합작사

레노버가 심상치 않다. 축적된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브라질·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경쟁기업 인수합병(M&A) 등으로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펼친다. 미국·일본 등 선진시장에서는 현지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해 상생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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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위안칭 레노버 CEO

연내 HP를 제치고 PC시장 1위 등극을 꿈꾸는 레노버. 공격적 글로벌 전략에 새삼 관심이 쏠렸다.

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레노버는 브라질 최대 가전업체 CCE를 1억4800만달러(약 1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CCE는 TV나 스테레오 등을 생산한다. 레노버는 CCE의 유통망을 활용해 세계 3위의 PC시장인 브라질에서 지배력을 높이는 한편, 가전 분야로 품목군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양 위안칭 레노버 회장은 “CCE는 TV, 노트북, 스마트패드, 휴대폰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레노버 4스크린 전략에 가장 부합하는 기업”이라며 “귀중한 CCE의 브라질 제조공정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시장에서는 현지 1위 PC업체 HCL 지분 인수를 타진 중이다.

현재 레노버는 인도에서 1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빅3`로 꼽히지만 여기서 머무르지 않는다. 더 큰 목표를 위해 HCL 고위직 다수를 이미 인도법인에 영입했다. 로드릭 래핀 레노버 NEC 홀딩스 회장은 “진출하려는 지역 내에서 인수 형태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늘 인수대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신흥시장뿐 아니라 일본 NEC, 미국 EMC 등과 합작사를 설립했다. 선진시장에서 현지 생산체계를 갖추는 한편, 스마트패드 등 차세대 제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밀코 반 뒤즐 아시아태평양 앤드 라틴아메리카 지역 총괄은 “현재 레노버는 신흥시장은 물론이고 기존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분기 아르헨티나 시장에 진입한 직후 단시간 내에 시장점유율 10%가 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일본 등에서도 협업 전략으로 시너지를 높일 것”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레노버는 지난해 글로벌 PC 출하량 기준 14.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1위인 HP(15.5%)와 근소한 격차다. 2005년 IBM PC부문을 인수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PC산업이 본격적으로 하락세에 접어든 만큼 레노버가 외연을 넓히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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