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한류]`어메이징 코리아` 한류 정보화가 이끈다

“어메이징 코리아(Amazing Korea).”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한국에 대한 찬사다. 무엇보다 60년 전 전쟁 직후 세계 최빈국에서 고도 경제성장을 이룬 것에 대한 놀라움이다. 다음은 아시아 가장자리에 위치한 작은 나라가 아시아와 유럽 등의 문화를 선도하는 `한류`에 대한 놀라움이다. 또 하나의 놀라움은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이룩한 `한류 정보화`이다. 전자신문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는 한류 정보화 현장을 집중 취재했다.

Photo Image
러시아 대표 공항인 모스코바공항에는 모든 광고 모니터는 삼성전자 제품이, 모든 항공 스케줄 및 게이트 모니터는 LG전자 제품이 설치돼 있다.

우리나라 정보화 해외 수출 지도가 변하고 있다. 과거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됐던 정보화 해외 수출이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아프리카·남미·동유럽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머지않아 서유럽과 북미 지역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정보화 영역도 다양해졌다. 과거 전자정부 사업 중심이던 정보화 해외 수출은 이제 금융정보화 등 민간영역은 물론, 태양광 발전소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국가 과학기술 전략도 마련해준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형 전자정부로 성장 추진=우리나라 정보화 해외수출의 효자종목은 전자정부다. UN 평가 2회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 전자정부에 대한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전자정부 해외수출은 지난 10년간 무려 2300배 이상 증가했다. 2002년 10만달러에 불과하던 전자정부 해외수출이 2011년 2억3566만달러로 늘어났다. 전자정부 해외수출 실적 증가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으로 가능했다.

전자정부 해외수출 증가는 그대로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다. 두바이에게 중동의 경제 허브를 빼앗긴 후 이를 되찾기 위한 무기로 전자정부를 선택한 바레인도 `한국형 전자정부`를 채택했다. 바레인뿐만이 아니다. 사회주의가 붕괴된 후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제 성장을 꿈꾸는 몽골도 한국형 전자정부를 선택,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몽골은 주민등록전산화, 지능형교통체계(ITS), 전자조달시스템, 긴급구조시스템, 특허행정시스템, 정부통합전산센터, 전자무역시스템 등을 모두 한국형으로 구축했다.

한국과 함께 IT 강국인 인도에서도 한국형 전자정부는 빛을 발휘했다. 인도 수도의 뉴델리에서 운행 중인 지하철의 역무자동화(AFC)시스템을 모두 한국 기술로 구축했다. 이미 우리나라의 AFC 기술은 중국의 베이징을 비롯해 광저우·칭다오의 지하철에 적용해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스리랑카, 필리핀 모두 우리나라 전자정부 기반으로 국가 행정체계를 혁신하고 있다.

◇정보화를 넘어 과학기술도 한류=전자정부 수출만이 아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금융IT도 해외수출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베트남 최대 상업은행인 농협은행이 한국의 금융IT 기반으로 글로벌 은행을 꿈꾸고 있다. 농협은행의 금융정보시스템 현대화는 베트남 금융회사들에게 성공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공공 보안영역에서도 큰 성과를 이뤘다. 초대형 규모인 쿠웨이트 유정시설 보안시스템에 이어 아프리카 모로코의 사이버안전센터도 우리나라 기술로 구축했다. 한국형 교통카트시스템도 세계 곳곳에서 구축되고 있다. 뉴질랜드 웰링턴과 오클랜드에 이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콜롬비아 보고타 등이 한국형 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했다.

해외 수출은 이제 정보화를 넘어 과학기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캄보디아가 국가 과학기술 마스터플랜을 한국 모델로 수립하고 있다. 한국의 과학기술 기관과 컨설팅 기업은 캄보디아의 중장기 과학기술 마스터플랜은 물론, 과학기술을 전담할 부처 설립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해외수출도 활발하다. 국내서 이미 충분한 구축경험을 쌓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불가리아는 EU 가입으로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을 16%로 늘려야 한다. 한국형 태양광 발전소가 불가리아의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적극 돕고 있다.

◇질적 성장 위해 해결할 과제 많아=세계 곳곳으로 정보화 한류가 뻗어 나가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일회성 진출이 아닌 장기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지나친 수익만을 위해 `어글리 코리언`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 이미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해답으로 전문가들은 철저한 현지화를 요구한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치우쳐 있는 해외수출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해외 수출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좀 더 경쟁력을 강화해 해당 국가 자체예산이나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자금 지원 사업을 수주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지원 사업을 수주하는 `우물 안 개구리` 형태의 해외 수출은 오히려 역량을 약화 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여러 정부부처 및 기관별로 산재돼 진행하는 해외진출 지원 정책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범정부 해외진출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정보화 해외 수출 전략 국가를 선정, 정부 간 전략적 제휴 체결과 고위급 대상 마케팅도 이뤄져야 한다.


프놈펜(캄보디아)·울란바타르(몽골)·마나마(바레인)·소피아(불가리아)=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뉴델리(인도)·콜롬보(스리랑카)·마닐라(필리핀)=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