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1일 뉴 SM3를 출시했다. 데뷔한지 만 3년이 된 기존 2세대 SM3를 일부 개량한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2.5세대`라 표현한다. 2년 전 개발에 착수한 이번 모델은 소비자들의 준중형 신차 구매 사유 1순위가 `연비`로 바뀜에 따라 개선된 엔진과 새 변속기로 연비를 크게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좀 더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외관디자인과 사양을 강화했다.
우선은 분위기가 바뀐 앞모습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먼저 바뀐 QM5처럼 육각형 그릴을 달았고, 국내 준중형 최초로 프로젝션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앞 범퍼는 스포츠 바디 키트를 달아놓은 것처럼 낮고 넓어 보이도록 했다. 기존 모델이 다소 여성스러웠다면, 이번에는 남성적이고 견고해진 인상이다. 다만,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측면과 후면은 거의 손대지 않았다.
실내는 기존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되 몇 가지 차별 점을 두었다. 우선, 스마트 기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자 기호가 바뀜에 따라 컬러 디지털 계기판을 적용했다. 언뜻 단순해보이면서도 신선하고 기능이 좋다. 동급 최초 사양인 스피드 리미터나 크루즈컨트롤을 쓸 때는 설정 속도를 쉽게 알아볼 수 있고, 어느 문이 열렸는지까지 보여주는 문 열림 경고나 후방 주차센서 감지 그래픽은 친절한 정보 제공이 돋보인다. 후방카메라 화면에는 운전대를 돌리는 정도에 따라 예상경로를 표시해주는 기능을 동급 최초로 적용했다. 중간급 트림부터 전자식 주차브레이크가 적용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주차브레이크 조작부는 축소하고 수납공간은 넓혔다.
카드 키를 소지하고 차에서 멀어지면 도어가 자동으로 잠기고 손잡이만 잡으면 잠김이 해제되는 기능은 이전 SM3에서 이미 소개된 것이지만, 뉴SM3는 더욱 스마트해졌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스마트폰을 와이파이 테더링으로 연결하면 차량 내비게이션에서 SK `티맵`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음원사이트 `멜론`의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 음악, 동영상도 선 연결 없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띄울 수 있다. 내비게이션의 업데이트는 SK 디지털 허브 주유소의 와이파이 망을 이용해 간편하게 이루어진다.
뉴SM3는 기존 1.6리터 가솔린 엔진을 개량한 `H4Mk`를 탑재해 최고출력은 112마력에서 117마력으로, 최대토크는 15.9㎏·m에서 16.1㎏·m로 상승했다. 경쟁 모델 대비 우위를 말할 수는 없는 수치이지만, 대신 연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아울러 보조변속기가 추가된 새로운 무단변속기 `X-CVT`를 탑재해 기존 CVT의 단점을 보완하고 효율을 더욱 높였다. 시승 때는 세 명이 타고 이동했는데, 엔진 힘은 여전히 부족한 느낌이었다. 토크가 좋아지긴 했으나 경쟁 차량들보다 크고 무거운 차체를 힘차게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초반 가속시의 반응이 빨라져 헛도는 듯한 답답함은 많이 줄었다. 엔진을 쥐어짜며 다니지만 않는다면 SM3 특유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파워트레인 특성에서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승차감도 이전보다 부드럽게 다듬어졌다.
뉴SM3의 공인연비는 15.0㎞/L로, 1.0리터 엔진을 탑재한 경차 모닝의 15.2㎞/L와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구 연비 기준으로 맞춰 비교해보면 현대 아반떼는 16.5㎞/L, 뉴SM3는 17.5㎞/L이므로, 적어도 연비만큼은 르노삼성이 큰 소리를 칠 수 있게 됐다. 뉴SM3는 이번 시승에서 140㎞를 주행하는 동안 9.3㎞/L의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