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트업 진흥단지]이스라엘 스타트업 정책의 핵심 `트누파(TNUFA)`

이스라엘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은 산업통상노동부 산하 수석과학관실(OCS:Office of the Chief Scientist)이 담당한다. OCS는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이스라엘 산업 R&D 정책 실행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벤처 강국 이스라엘을 일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OCS 스타트업 지원정책 핵심은 `트누파(TNUFA)`다. 성공하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시작을 트누파와 함께한다. 초기 스타트업은 트누파로 창업에 필요한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다. 트누파를 거쳐 초기 스타트업에 제공되는 돈은 6만달러. 이중 OCS가 85%, 나머지 15%는 창업자가 부담한다. 비용 대부분은 기술개발과 시제품 제작, 마케팅 등에 쓰인다.

트누파가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이유는 OCS 차원에서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기 때문. 연간 트누파에 지원하는 스타트업은 500여개. 이중 25%인 120~130여개만 트누파 지원을 받는다. 트누파 지원을 받을 우수 스타트업을 고르는 역할은 120명 평가자가 맡는다. 평가자는 트누파 지원 스타트업과 일정 기간 생활하며 이들의 아이템과 전문성, 팀워크 등을 점검한다. 이후 리포터를 작성해 위원회에 올리면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위원회에서 최종 지원자를 선정한다. 위원회 결정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기술 혁신성과 수익 발생 가능성, 창업자의 관련 지식 습득 정도다.

트누파의 성공은 현장에서 1차로 옥석을 가리는 평가자의 뛰어난 역량 덕분이다. 평가자는 석사 이상 학력에 최소 3년 이상 산업체 경력이 필요하다. 대부분 우수 엔지니어 출신이다. OCS는 좋은 스타트업을 가리기 위해 평가자에게 충분한 급여와 유연한 근무시간 등 우호적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OCS는 평가자를 공개채용 방식으로 선발하는데 지망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아비노암 스트라히레비츠 OCS 트누파 담당자는 “스타트업 지원 첫 단계는 이들을 선발할 좋은 평가자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지원 대상 스타트업을 OCS가 검증한 역량 있는 평가자가 선별하는 것이 트누파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트누파 역할은 초기 스타트업이 테크놀로지 인큐베이터(TI)에 입주하거나 엔젤투자를 받는 것까지다. 트누파 지원 기업 중 평균 20%가 성공적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트누파는 기업으로부터 20% 원금과 리보금리 수준 이자를 받는다. 기업이 상장이나 매각되면 초기 지원금의 300~600%를 추가로 받는다. 국가 지원으로 성공한 만큼 그 과실을 끝까지 나눈다는 방침이다. OCS는 별도 정부 예산 없이 20% 회수한 원금과 이자 등으로 트누파 예산을 마련하는 셈이다. 성공한 선배 스타트업이 트누파로 후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셈이다. 반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80%는 상환의무 면제된다. 스트라히레비츠 담당자는 “트누파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 부담 없이 일을 저지를 수 있게 돕는다”며 “트누파가 없었다면 사장됐을 아이디어가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성공의 출발이 바로 트누파”며 “이스라엘 창의력을 발현시켜 역동적인 스타트업 문화를 유지하는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트누파를 거쳐 성공적으로 창업을 진행한 스타트업은 테크놀로지 인큐베이터(TI) 입주로 도약의 기회를 맞는다. TI는 우리나라의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I)와 비슷하지만 용어 그대로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닌 기술 기반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이스라엘에서 운영되는 TI는 25개로 TI 입주기업에겐 50만달러가 지원된다.

아비 하슨 OCS 수석과학관은 “이스라엘 벤처 신화 기반은 우수 스타트업”이라며 “트누파에서 TI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정부지원 시스템이 우수 스타트업 발굴·육성이란 중요한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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