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만 회 접힘에도 전도성 유지하는 신소재
질경이 잎맥 구조에서 얻은 혁신적 해법

아주대학교(총장 최기주)는 기계공학과 자연모사실험실 연구진이 고강도 섬유 케블라(Kevlar)를 활용해 반복적인 구김과 접힘에도 전도성과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전개형 전자장치 소재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강한 생명력으로 잘 알려진 식물 질경이의 잎맥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소재를 설계했다. 질경이는 밟히거나 넘어져도 쉽게 손상되지 않는 특성을 지니며, 이런 특성을 본뜬 고강도의 케블라 섬유를 복합소재에 적용했다. 특히 중립면 이론(Neutral Plane Theory)과 변형공학을 활용해 설계된 이 소재는 75만 회 이상 반복적 접힘과 자신의 무게 대비 6667배의 하중을 견디며 기계적·전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전개형 전자장치'는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평소에는 작게 접어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 펼쳐 사용하는 기기로, 최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바이오 센서, 우주항공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기존 장치는 반복적인 접힘으로 인해 전도성 유지와 내구성에 한계를 보여왔다.
아주대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기존 대비 15배 이상의 접힘 내성과 2배 이상의 인장강도를 보이며, 구김이나 접힘에도 일정한 전도성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센서와 디스플레이 같은 응용 분야에서 더욱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 소재를 적용해 풍선 타입의 센서 내장 전개형 그리퍼(Gripper)를 제작했다. 실험 결과, 반복적인 접힘과 펴짐에도 온도와 압력, 근접도 등의 데이터를 처음 수준과 동일하게 측정하는 센서를 구현했으며,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는 높은 인장강도를 확인했다.
한승용 교수는 “질경이의 강인한 생명력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이번 성과는 접는 디스플레이와 같은 공간 효율성이 중요한 전자장치의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센서나 우주항공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아주대 자연모사실험실은 앞으로도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혁신적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글로벌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