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컨소시엄과 한전산업개발컨소시엄이 올해 스마트그리드 보급 사업에서 같은 목표를 두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경쟁을 펼친다. 국내 스마트그리드 기술표준 선점 전략도 녹아있다.
2일 업계 따르면 2012년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에서 KT컨소시엄은 원격검침인프라(AMI)에 무선통신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2차전지로는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대형셀을 적용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산개발컨소시엄은 AMI에 유선통신을, ESS 2차전지에 소형셀을 모듈화한 대형셀을 적용한다.
AMI는 통신기술을 통한 검침데이터를 중앙서버에서 실시간으로 관리, 전력 사용량 정보를 수집해 실시간 요금제를 반영하게 하고 전력공급상황에 따라 ESS에 저장된 전기를 활용하도록 하는 국내 최초 사업이다. 정확한 검침률과 ESS 운영 효율성 등의 사업성을 수용가로부터 검증받는 첫 사례로 주목된다.
두 컨소시엄의 기술구현 방식은 다르지만 수용가의 전력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AMI와 ESS를 연동해 전력 수요자원시장까지 연계하는 게 최종 목표라는 점은 같다. KT는 자사의 통신기술을 앞세워 서비스에 중점을 뒀고 한산개발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성에 집중하는 게 주요 특징이다.
전력피크 시 ESS를 활용한 전력 수요절감을 위해 5000가구 대상으로 AMI 인프라를 구축, 이와 함께 일부 수용가에는 1㎿h급의 ESS를 설치해 운영한다. 컨소시엄 별로 각각 2500가구에 AMI를 설치하고 일부 수용가에 500㎿h 급의 ESS를 보급해 운영한다.
KT는 2.4㎓의 주파수를 RF 무선방식을 적용해, 지그비·와이파이 등과의 간섭을 회피해 통신 검침률을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 이미 GM의 전기차 등 글로벌 중대형 시장에 공급했던 LG화학 리튬폴리머 제품을 사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한산개발은 AMI에 이미 널리 사용 중인 유선방식을 택해 안정성을 꾀한다. ESS 배터리는 삼성SDI의 소형셀을 처음으로 대형화해 ESS로 실현했다. 삼성SDI는 기존 AAA건전지 만한 크기의 소형전지 4개를 조합해 200㎾h급의 ESS를 구성한다. 이미 양산기술과 모바일기기나 태블릿PC 등의 제품 적용에 검증된 전지를 활용해 비용과 성능 면에서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서비스에서도 차별화를 뒀다. 한산개발은 전력 수요반응(DR)시장을 고려해 데이터를 세분화 및 정밀화했으며 KT는 웹서비스를 포함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IPTV를 통해 일반 고객층에게도 사용자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 관계자는 “올해 보급 사업은 각기 다른 AMI와 ESS 분야가 만나 실제 전력 수요반응(DR)까지 수용가를 대상으로 사업성과 현실성을 검증받는 게 핵심”이라며 “두 컨소시엄 모두 국민을 대상으로 스마트그리드 필요성과 인식을 제고시키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표】KT-한전산업개발 2012년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 내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