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지금은 싸이 '강남스타일'…다음엔 'K 스타일'

K-Pop 열풍 잇는 기술 한류 `이제는 K-Tech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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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K-Pop)이 세계를 강타하는 가운데 한국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세계 각국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일명 기술 한류로 대변되는 `케이테크(K-Tech)` 열풍이다.

K-Tech는 우리가 개발한 산업원천기술과 독창적이고 한국적인 감성을 융합한 세계적인 첨단기술을 의미한다. 반도체, 핸드폰, LCD, 자동차, 선박 등 이미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기술은 물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기술을 포함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전자신문은 이런 기술 한류 열풍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이를 국내 기업이 활용, 세계 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는 `K-Tech` 브랜드화에 나선다.

웹과 모바일에서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세계인의 눈과 귀를 붙들었다.

`말춤`을 내세운 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35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현재도 폭발적인 조회가 지속되고 있다. 아이튠스 뮤직비디오 차트 1위도 차지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해외 유명연예인 관심도 연일 화제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싸이의 팝의 본고장 미국진출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로 절정에 달한 한류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드라마에서 시작됐다. 겨울연가, 대장금 등의 드라마가 일본과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이 열풍은 다시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으로 확대됐다.

일부는 이를 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 느와르` 영화처럼 스쳐가는 바람 정도로 치부했지만, 오히려 몇 년전부터는 걸그룹으로 대변되는 `K-Pop` 열풍은 인터넷을 타고 세계로 뻗어갔다.

이번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가 이런 열풍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문화 한류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술·제품 한류도 만만찮은 열풍을 만들어가고 있다.

휴대폰, 자동차는 물론이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선박, 산업용 부품에 이르기까지 `세계 일류(World best)` 반열에 오른 분야에 세계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 엄지를 치켜든다. 본격적인 기술 한류의 시대가 다가왔다.

◇K-Pop 잇는 `K-Tech` 시대=`K-Pop` 열풍을 넘어서는 `K-Tech`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이기섭 원장은 이를 `K-Pop`에 비유해 기술 한류 `K-Tech`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기술시대, 즉 K-Tech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작년 12월 우리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세계는 전쟁의 폐허에서 무역입국 반세기만에 달성한 결과에 놀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공도 우리가 현재 상황에 안주해 미래방향을 잘못 설정하거나 꾸준한 개혁과 변화 노력을 게을리하면 눈 깜짝할 사이 잃어버릴 수 있다.

우리보다 일찍 무역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중국을 비롯해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개도국 추격도 만만치 않다. 우리와 대부분 주력산업이 겹치는 미국, 일본, 유럽 등 기술 강국들은 날이 갈수록 집중 견제를 하고 있다. 최근 진행되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치열한 특허 공방도 이런 상황을 반증한다.

더구나 미국, 유럽연합(EU) 등 자유무역협정(FTA)이 확대됨에 따라 경제시스템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우리가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고 선진국을 앞질러 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무장된 독창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즉 세계 최고뿐 아니라 세계 최초(World first) 기술을 탄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선도자(First Mover) 마인드를 조속히 갖추고 지금까지의 추종자(Fast follower)적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는 이종 기술들이 결합하고 산업과 산업이 통합하는 고도의 기술융합시대에 접어들었다. 국가 간 또는 기업 간 미래산업을 주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 연구개발(R&D) 지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미래 먹거리를 확보를 위해 융합과 동반성장을 기반으로 한 R&D가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K-Tech의 핵심은 `융·복합`=현재 기술은 IT, BT, NT 등을 아우르는 융·복합시대다.

기술 융·복합은 우리 노력 여하에 따라 선진국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특히 IT융합제품 시장만 보더라도 지난해 이미 49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오는 2020년이면 117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포화된 레드오션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보다 산업·기술 간 융·복합을 통한 블루오션 창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IT와 제조기술, 뛰어난 서비스산업을 갖췄다. 여기에 우리만의 독창적 감성을 조화시킨다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4세대 이동통신(LTE, 와이브로), 조선(선박계류장치 기술), 네트워크(무선센서 네트워크), 로봇(안전 및 성능 표준기술) 분야에서 한국형 첨단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자리잡아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또 주요산업에서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경제부도 지난해 마련한 `산업융합촉진법`을 통해 산업전반에 융합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우리의 뛰어난 IT와 주력산업들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R&D 집중·확대와 시장창출 지원을 강화해 기술융합이 우리나라 대표 이미지가 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일본, EU 등 주요 선진국도 융합을 미래 발전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국가 융합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국가 융합기술 전략(NBIC)`, EU `융합기술 발전전략(CTEKS)` 등은 인문사회과학까지 포괄한 전략이다. 일본도 IT, BT, NT 등을 융합한 `신산업 창조전략`과 기술·산업 간 융합을 통한 `일본사회 5대 혁신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7대 신성장 산업(신에너지, 전기자동차, 신소재, 차세대 IT, 에너지 절감 및 환경보호, 바이오, 첨단장비)`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IT융합시장을 선점은 물론이고 산업 간 융합, 산업과 문화 간 융합 등 다각적인 융합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BT, NT, 로봇 등 초기 단계인 융합 신산업 분야는 선제적인 기회로 포착해 우리 먹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산업융합이 선진경제로 도약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이자 대기업과 함께 중견·중소기업이 혁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날로 심화되는 기술전쟁에서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R&D 분야 동반성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동반성장 `K-Tech`의 열쇠=그동안 정부 R&D과제는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게는 문턱이 높았다. 대기업 공동 R&D과제가 많아 불합리한 사례도 많았다. 중견·중소기업이 R&D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고급 연구입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먼저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R&D 문턱을 낮춰야 한다.

중견·중소기업이 지경부 R&D 주관기관이 되고, 대기업은 미래선도산업이나 전기자동차 같이 위험 요소가 큰 대규모 사업이나 대기업 R&D 기여가 큰 사업에 한해 주도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중소기업 R&D 연구인력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고급 연구인력이 중소기업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

동반성장 R&D는 글로벌 기술장벽을 넘어 우리경제가 지속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서로의 자원과 아이디어를 적극 공유해 기술과 솔루션을 함께 쓸 수 있게 된다면 윈윈 게임이 가능하다.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글로벌 대기업으로 도약하는 가능성이 열린다. 특히 우리나라 R&D역량 강화로 세계 수준의 산업기술 선도국 자리에 오를 수 있다.


KEIT, `K-Tech` 국가 대표 기술 브랜드로 키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글로벌 시장에 통용될 세계 최고 기술이자 우리 대표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K-Tech` 브랜드를 도입했다.

`K-Tech`은 우리가 선도(First Mover)적으로 개발한 산업원천기술과 독창적이고 한국적인 감성이 조화된 첨단기술, IT 융합기술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기술을 상징한다.

K-Pop 한류를 모티브로 지경부 R&D 예산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 기술이 세계 최고의 기술이 되겠다는 브랜드 명칭이다. 반도체, 핸드폰, LCD, 자동차, 선박 등 세계 수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무역 2조달러를 견인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개발도상국 기술 기반 경제발전의 모범이 되는 기술이나 적정 기술, 따뜻한 기술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포함한다.

`KEIT가 세계최고 K-Tech 시대를 선도합니다`라는 슬로건에는 대한민국의 기술이 세계 최고의 기술이라는 의지가 담겨있다.

동반성장 R&D에 대한 적극적 기술지원과 대·중소기업의 R&D상생협력 지원, 중견·중소기업 육성지원을 통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배가시킨다는 전략이다.

KEIT는 `K-Tech` 확산전략을 통해 지식경제 R&D 성공사례와 주요 기술을 발굴해 대한민국 대표기술 브랜드로서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홍보물, 공문서식, 명함 등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K-Tech`를 노출시키고 사업 프로세스 전 주기에 이 브랜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R&D 최종평가에서 혁신성과로 판정된 과제는 `K-Tech` 마크를 부여하며, K-Tech 인증과제에 대해 혁신트랙 R&D 과제에 우선권을 제공하는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많은 기업·기관이 미래 신산업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과감한 R&D 도전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기섭 KEIT 원장은 “K-Tech는 글로벌 산업기술현장에서 세계 최고 기술이자 대한민국 산업기술 수준을 인정받는 신뢰의 브랜드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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