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선 점용허가와 점용료 부과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 논란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국무총리실이 도로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는 국토해양부와 이에 반대하는 방송통신위원회·지식경제부 등 관계부처 이견 조정에 착수했지만 이렇다 할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실의 규제 심사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 여부는 물론이고 실제 시행 시기마저 불투명한 실정이다.
국무총리실은 그동안 국토부를 비롯해 방통위·지경부, 통신사업자, 한국전력, 지방자치단체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했다.
국무총리실은 도로법 시행령 중 공중선 점용 허가제를 신고제로, 농어촌 점용료 면제 등 점용료 인하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방통위와 지경부, 통신사업자,한국전력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우선 농어촌 점용료 면제 등 점용료 인하는 기준이 모호하고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당장 농어촌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하다”며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개인이 보유한 사유지 공중선 점용료 인하는 재산권 침해 논란 등 현실적으로 적용불가능하다”고 비난했다.
또 공중선 점용 허가제를 신고제로 변경하더라도 사업자의 행정 업무 증가 등 비용 부담이 달라질 게 없다며 반대했다.
이들은 도시 미관 개선이라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 목적과 공중선 점용 허가와 점용료 부과 등 수단 간 괴리가 분명함에도 국무총리실의 중재안은 본질적 문제를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관련부처와 사업자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국무총리실이 절충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토부가 공중선 점용료 부과 시기를 당초 2013년 7월 1일에서 오는 2015년 1월 1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계부처·통신사업자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 시기를 늦추는 것일 뿐 공중선 점용허가와 점용료 부과 등 본질은 변함없다”며 “반대 의견을 일시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