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 악화를 겪으며 대폭 꺾였던 이통서비스 가입자 유치전이 다시 과열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7월 넷째 주부터 8월 둘째 주까지 3주가량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열기준(일 평균 2만4000건)을 하회했던 번호이동 건수가 이후 급증, 지난주에는 하루 평균 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번호이동 건수가 3주간 과열기준 이하로 유지된 건 2009년 2월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에선 통신사가 실적 악화에 따라 마케팅비를 줄이면서 오랜만에 시장이 `정상화` 된 것으로 봤다. 하지만 8월 셋째 주부터 급증해 이 주 하루 평균 3만6642건을 기록했고 지난주 7만3006건에 달하면서 비정상적인 마케팅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번호이동 폭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단말기 보조금 증가다. 유통가의 이통 3사 `리베이트 변동표`에 따르면 갤럭시S3 LTE 모델 기준으로 8월 10일 대당 20만~23만원으로 떨어졌던 단말기 보조금은 같은 달 22일 48만~51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번호이동 시장의 증폭은 우선적으로 보조금 규모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며 “광고나 신기술 마케팅, 브랜드 이미지는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이 빠르게 과열되고 있는 것은 통신사들이 연말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목표치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올해 LTE 가입자 목표는 각각 700만·400만·500만명. 현재는 450만·180만·320만명 수준으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나 애플 `아이폰5(LTE 미확정)` 등 플래그십 단말기 출시를 감안하더라도 목표치 달성이 만만하지는 않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경영목표 달성 중 가장 중요한 가입자 확보에 대한 본격적인 드라이브가 걸렸다”고 봤다.
과열기준 이상의 번호이동 건수나 대당 27만원 이상의 보조금은 당국의 모니터링 대상이다. 심각하다고 느낄 경우 경고 등을 비롯해 각종 시정조치를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통사들은 서로 타 이통사를 `보조금 과열의 주범`으로 몰고 “우리는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 대응했을 뿐”이라고 밝히는 경우가 많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가입자 전체 수나 증가속도가 가장 처지는 경쟁사가 8월 셋째 주 두 차례나 선제적으로 보조금을 과다 투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쟁사 관계자는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증가한 다른 통신사가 오히려 보조금 마케팅이 더 심하다”고 반박했다.
주별 이통 3사 번호이동 추이(단위:건)
자료:업계 취합. 방통위 과열 기준은 2만4000건
갤럭시S3 이통 3사 리베이트 변동표
자료:업계 취합. 방통위 기준은 27만원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