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지난해 9월 기업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솔루션을 도입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농심 제품들의 판매현장에서 일어나는 실시간 이슈들을 취합, 본사 차원에서 빠르게 대응책을 전달해 줄 수 있는 툴이 필요했다. 즉, 직원들간 빠른 의사소통을 위한 툴이 절실했다. 기존에 구축된 그룹웨어 및 메신저 등의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으론 실시간 대응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농심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에 걸쳐 DBK네트웍스의 기업용 SNS `토크온 V1.0`을 적용했다. DBK네트웍스는 국내에서 다양한 기업용 SNS 솔루션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고, 기존 시스템과 연동 등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전 직원 50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적용했다.
◇실시간 이슈 처리에 활용=농심은 기업용 SNS를 단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라 고객 불만에 대한 실시간 대응 및 일하는 방식·조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활용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우선 전국의 농심 제품 판매매장에서 일어나는 실시간 이슈 처리에 기업용 SNS를 활용했다. 푸시 메시지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최신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내 SNS는 실시간으로 대응안을 전파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었다. 고객의 불만에 대한 정보 습득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었고, 공장 설비 장애에 대한 정보도 빠르게 공유해 생산 지연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
또 `핫이슈 토론방`을 만들어 사내에서 이슈가 되는 안건을 직원의 의견 공유로 `집단지성`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판촉활동 정보 및 시장상황을 공유하고, 설문조사 기능 등을 이용해 다양한 다수의견을 수렴하는데도 유용하게 활용했다.
경영층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기존보다 효율적으로 전파할 수 있었다. 이는 사내 SNS를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직원들이 동호회 및 취미활동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기존에 사용 중인 조직도별로 그룹을 구성, 누구나 자유롭게 커뮤니티를 생성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그룹은 전국의 각 지역별로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농심은 회의 일정 공지도 `토크온`을 통해 진행하도록 하는 등 업무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농심은 이번 기업용 SNS 솔루션을 선택하면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 여부와 제품 품질, 안정성 등이다. 특히 도입 이후에도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저장되기 때문에 솔루션 운영시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평가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서비스 활성화가 가장 큰 과제=농심은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프로젝트 완료 후 SNS를 활성화시키는 부분을 꼽았다. 사내 이벤트 등을 통해 직원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것을 물론, 무엇보다 사내 임원들이 경영메시지 전달이나 설문조사 기능 등을 통해 의사소통의 용도로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특히 임원들의 솔선수범이 서비스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농심측은 분석했다.
농심의 프로젝트 담당자는 “기존 사용 중인 포털과 연동되는 부분 및 사용자환경(UI) 구성에 대한 일정 부분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프로젝트 추진시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구축 후 솔루션 활성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으며, 이러한 사내 SNS를 기업 문화로 정착시키는 게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였다”고 털어놨다.
농심은 의무적으로 회의를 기업용SNS에서 진행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활성화 정책을 펼쳤다. 일대일, 일대다 회의가 PC나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가능해지면서 직원들도 기업용 SNS의 장점을 빠르게 체감하면서 서비스 활성화도 큰 어려움 없이 이뤄낼 수 있었다.
이러한 농심의 사내 SNS는 사내 제안활동을 활성화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기존에 제약이 많았던 생산 현장에서 실시간 제안등록이 가능해지면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실시간 의사전달 및 직원간 수평적 소통 가능=농심이 기업용 SNS 솔루션을 도입한 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직원들의 의견전달 및 업무처리속도가 기존보다 배 이상 빨라졌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필요한 요구나 제안들에 대해 거의 실시간으로 의사전달이 가능해져 전국 매장에서의 현황을 본사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농심은 일일 신규 글만 적게는 수백개에서 많게는 수천개가 생성될 정도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전국 영업망에서 발생한 제품정보 오류에 관한 공지를 사내 SNS로 관련부서 및 영업망에 전파해 신속하게 대처하거나, 매출상승에 기여한 제품 진열방식을 전국 영업망에 신속하게 알리는 등 효과적인 활용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고 도입 성과를 밝혔다.
또 지역별·동호회별 참여그룹의 활성화로 직원들의 경조사 및 취미활동 공유가 가능해 직원들간 수평적인 소통, 공감하는 문화가 정착됐다는 점도 회사측에서 높이 사는 성과다.
농심이 구축한 기업용 SNS는 자신이 직접 관심있는 키워드를 추가할 수 있고, 관심키워드가 같은 직원들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자유로운 커뮤니티 생성 및 운영이 가능해 직원들간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페이스북과 같이 `좋아요` 역할을 하는 `공감` 표시 기능과 댓글을 이용해, 조직원 간 정서적 유대감 강화에도 신경썼다.
최근 글로벌 기업용 SNS 제품인 `야머(Yammer)`는 직원들이 게시물에서 드러내는 감정의 유형을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 제공하고 있다. 농심측은 이러한 사내 SNS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분석(SNA) 솔루션을 추가 도입하는 것을 향후 계획하고 있다.
김상엽 DBK네트웍스 팀장은 “농심의 적용 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금융권 및 제조기업에서 도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특히 국산 기업용 SNS 도입을 검토할 때에는 제품의 안정성과 구축 및 운영실적을 반드시 확인해 보고 도입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