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빛을 보지 못한 구글TV가 IPTV와 결합해 국내에 들어오면 시장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것인가. 이 질문에 업계와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스마트TV를 보유한 IPTV 가입자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의견이 있다. 역으로 말하면 고가의 스마트TV를 구매하지 않아도 기존 TV로 스마트TV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섣불리 성공 여부를 점치기 어려운 이유다.
성공을 점치는 쪽은 구글TV가 기존의 약점을 보완해 국내 실정에 맞게 들어오는 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구글TV 2.0이 웹 콘텐츠를 TV로 수용하는 기능이 뛰어난 것은 장점으로 분석된다.
IPTV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TV 2.0을 탑재한 셋톱박스는 구글 검색이나 웹 콘텐츠를 수용하는 데 일반 안드로이드 OS 기반 셋톱박스보다 탁월하다”면서 “다만 구글TV 2.0이 개방형이 아니라 유연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찻잔 속의 태풍`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게 유료방송계의 평가다. 스마트케이블 등 기존 스마트 방송서비스 이용이 늘지 않는 것처럼 아직은 국내 시청자들이 익숙하지 않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도 씨앤앰이 스마트 셋톱박스를 상용화했고, 다른 MSO들도 준비하는 데 이와 큰 차이가 없다”며 “시청자들이 TV에서 스마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큰 반향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IPTV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결합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 같다”면서 “기존 IPTV와 스마트TV를 뛰어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학계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박사는 “방송 플랫폼 사업자와 함께 들어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력은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유료방송시장은 외국과 달리 요금수준이 낮고,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이 강해 구글TV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