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가 워크아웃에 돌입한 지 2년 만에 매각과 워크아웃 졸업을 동시에 실현했다. 나래텔레콤이 최종 인수를 결정함에 따라 7년 만에 창업주일가 품에 다시 돌아간다.
22일 업계와 삼보컴퓨터 채권단에 따르면 나래텔레콤(대표 이홍선)과 최종 인수 계약을 지난 16일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약 13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삼보컴퓨터 채권단은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나래텔레콤의 신규투자 유치를 안건으로 상정해 최종 승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미 굵직한 인수 조건을 모두 조율했고 현 인수 조건에 주주들이 합의한 상태여서 이 날 주총에서는 큰 이견 없이 나래텔레콤의 삼보컴퓨터 인수가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이번 최종 매각 금액은 약 13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주총 후 삼보컴퓨터 대주주인 산은캐피탈은 자산 가치 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세부 투자금액을 조율할 예정이다.
삼보컴퓨터는 나래텔레콤 인수가 최종 확정됨에 따라 신사업과 기존 사업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새 출발을 준비할 예정이다. 당분간 신규 대표이사 선임 없이 현 우명구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내달까지 세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고 10월부터 새로운 조직과 전략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워크아웃 기간 동안 마케팅 활동에 일정 부분 제약이 있었지만 신규 투자를 통해 제대로 마케팅과 영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1980년 이용태 전 회장이 설립한 국내 PC 및 벤처 1세대 기업이다. 2000년 4조원 매출 규모로 성장하고 해외에 다수 생산라인을 보유하는 등 승승장구 했으나 점차 내리막길을 걸으며 2005년 법정관리에 돌입하기도 했다.
2007년 벤처기업 셀런에 인수됐다. 2008년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재기를 모색했으나 셀런의 대주주 횡령 혐의, 경영 악화 등으로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후 꾸준히 매각 대상 기업을 모색해 왔다. 창업주의 차남이 대표이사로 있는 나래텔레콤이 최종 인수를 결정하면서 7년 만에 창업주 일가로 되돌아가게 됐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