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휘어지는 배터리가 언제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비롯해 웬만한 부품·소재는 굴곡성을 구현할 수 있지만 배터리만큼은 아직 예외이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양산한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삼성이 내년 상반기 양산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아닌 단지 두께와 무게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배터리가 없기 때문에 기술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를 제외하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부품과 소재는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은 향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주기판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FPCB는 유연성 있는 구리막을 입힌 회로기판으로 구부러지는 특성이 있다. 얇고 가벼워 최근 출시되는 고기능 스마트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주요 부품이다.
터치스크린패널(TSP) 분야에서는 산화인듐전극(ITO)을 대체할 수 있는 은(Ag) 나노 와이어와 그래핀도 향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두 소재 모두 굴곡성이 있어 휘어져도 깨지지 않는다. 은 나노 와이어는 국내 업체인 한성엘컴텍과 이엔에이치가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래핀은 현재 많은 업체들이 개발 중이지만 상용화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회사는 삼성테크윈 정도다.
업계의 또 다른 전문가는 “굴곡성이 있는 기판과 소재가 최근 상용화되는 추세지만 휘어지는 휴대폰을 만들기 위해선 결국 배터리가 최고의 난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KAIST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팀은 세계 처음 고성능 유연 고상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상용화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AIST가 개발한 기술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완벽한 의미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오는 2015년께나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