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0년, 양국 세계 중심으로 우뚝 섰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중 수교 20년간 주요 일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한·중 양국이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양국간 경제협력이 큰 힘이 됐기 때문이다.”(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한·중 기업인이 협력해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가자.”(아부라이티 아부두러시티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20일 중국 베이징 베이징호텔에서 열린 양국 수교 20주년 기념 `한·중 경제계 지도자 회의`에서 나온 말이다. 이들의 발언처럼 지난 20년 한·중 양국은 협력과 경쟁 관계를 오가며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20년 양국 교역규모는 이를 잘 말해준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중 교역 규모는 92년 63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2206억2000만 달러로 무려 35.6배 늘었다. 중국 수출은 20년간 26억5000만달러에서 1341억9000만달러로 50.6배, 중국에서 수입은 37억3000만달러에서 864억3000만달러로 23.2배 각각 늘었다.

중국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22.9%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 증가율 11.0%의 두배를 넘는다. 수교 10년 후인 2003년 중국은 우리 최대 교역 상대국이 됐다. 그 위상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중국 수출액은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을 크게 넘어선다. 중국에서 수입도 크게 늘며, 2007년부터 우리나라 제1의 수입국이 됐다. 우리는 수교연도를 제외하곤 매년 무역수지 흑자다. 지난해 중국과 무역흑자 규모는 477억5000만달러다. 전체 무역수지 흑자 308억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중국은 무엇보다 우리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크게 기여했다.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힘입어 가격경쟁력을 얻었다. 내수시장 부진은 중국 시장으로 만회했다. 이봉걸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고급 기술에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결합한 분업시스템으로 한국 제품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 개척에 기여했다”며 “수교 초기에는 경쟁력을 상실한 제품의 활로를 제공했고, 이후 공장 생산라인의 중국 이전으로 산업의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활발한 교역은 우리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하는 4조위안(5860억달러)을 쏟아 부었으며 중국 수출 확대로 위기를 극복했다.

두 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고 있다. 제2협력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14일 협상을 개시했다. 한·중 FTA 기대 효과는 크다. 우리는 중국 내수시장을 경쟁국인 일본보다 빨리 선점할 수 있다. 중국의 우리나라 투자 확대는 물론이고 중국 시장을 겨냥한 미국·유럽 기업의 투자 유치와 외국에 나간 국내 기업의 유턴을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유럽연합(EU)과 FTA를 체결한 한국을 거쳐 선진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다. 김상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중국이 내수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전환하는 등 양국간 협력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한·중 FTA로 저비용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녹색기술·첨단융합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산업과 서비스·금융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한·중 수교 20년간 주요 일지.

△1992.8.24=중국 베이징에서 수교 공동성명에 서명.

△1992.9=노태우 대통령 한국 국가원수로 처음 중국 방문, 양상쿤 국가주석과 회담한 후 `한중 공동언론발표문` 발표.

△1998.11=김대중 대통령 방중, 장쩌민 주석과 회담 후 `한·중 협력 동반자관계` 선언.

△2000.6=한국, 중국산 냉동·초산조제마늘 관세율 30%에서 315%로 인상. 중국, 한국산 휴대폰·폴리에틸렌 수입 잠정 중단.

△2000.7=한중 `마늘협상안` 서명. 한국산 휴대폰 수입 중단 해제, 중국산 마늘 관세율 인하.

△2001.10=김대중 대통령 방중, 장쩌민 주석과 회담 후 `전면적인 협력 관계` 구축. 장 주석, 남북관계 개선 적극 지지 의사 표명.

△2003.7=노무현 대통령 방중,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회담 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선언.

△2003년 말=중국, 한국의 최대 수출국 부상.

△2004년 말=중국,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 부상

△2007년 말=중국, 한국의 최대 수입국 부상

△2008.5=이명박 대통령 방중, 후 주석과 회담 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 합의.

△2008.8=후 주석 방한, 이 대통령과 회담 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전면 추진,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 정례 개최 합의.

△2010년 말=한국, 대중국 수출액 1천억 달러 돌파.

【표】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추이(단위:1000달러, %)

※자료:한국무역협회

한·중 수교 20년, 양국 세계 중심으로 우뚝 섰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