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말뿐인 공공정보 개방…사용자 눈높이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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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보유한 정보를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정보 개방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 대통령 경선 후보는 차기정권 정부운영 계획안으로 국가가 보유한 모든 정보를 민간에 개방하는 `정부3.0`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어떤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개방할지는 논의가 부족하다. 공개된 공공정보마저 사용자 요구와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공정보 개방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짚어봤다.

행정안전부·국토해양부·서울시 등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는 초기 단계지만 정보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기관은 사용자 요구에 맞는 정보 공개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때가 대부분이다. 이는 어떤 정보를 공개할지 확고한 방향을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지자체 공공정보 개방 노력 시작=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부터 총 146종, 3억건의 공공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1년부터 공공정보 개방 범정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현재까지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기반 공유자원포털에서 12개 기관이 보유 중인 공공정보를 개방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까지 연차별로 총 100종, 120만건의 공공정보를 개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8개 중앙행정기관과 2개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정보 개방 협의체를 출범했다. 행안부·국토부·통계청·경찰청·농촌진흥청·특허청·기상청·법제처·서울시·경기도가 참여했다. 협의체는 올해 `공공정보 제공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공유자원포털 개방형 API 및 서비스를 확대하고 국가지식 지능형 연계체계 시범 구축도 진행한다.

국토부도 지난해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인 `브이월드`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국가 보유 공간정보 개방에 적극적이다. 부동산 행정정보 일원화 사업으로 토지 등 지적정보 개방도 추진한다. 과거 가공된 교통정보 제공에서 벗어나 민간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교통정보 오픈 플랫폼을 마련해 교통 원천 데이터 제공도 준비한다.

서울시도 지난 5월 `열린 데이터 광장`에서 시가 보유한 교통·문화·환경·행정·도시·안전·교육 등 다양한 공공정보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현재 42종 924데이터 세트에서 오는 2014년까지 총 157종 1200데이터 세트로 확대, 개방한다.

◇공공정보 공개 법적근거·거버넌스 마련 시급=정부가 공공정보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한계가 많다. 가장 큰 한계는 공공기관이 정보공개를 하는 데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공공정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보 공개에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공개한 정보가 악의적으로 사용됐을 때 이에 대한 면책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공무원이 좋은 뜻으로 정보를 개방해도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있어 정보 공유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보유하고 있는 공공정보를 개방하려 하지 않는 이유다.

현재 공공정보 공개 관련 법률은 김을동 의원 발의로 국회에 상정됐다. 지난 7월 상정된 `공공데이터 제공 및 이용 활성화 관한 법률`은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상정됐다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이 법률에는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데이터 제공과 이용 사항 규정 △대통령 소속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설립 △공공데이터 제공 및 이용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 △공공데이터 제공 등 운영실태 파악 △공공데이터활용지원센터 설치 △공공데이터를 기계 판독이 가능한 형태로 정비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공공정보 공개 거버넌스 체계도 수립해야 한다. 공공정보는 다수의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하고 있다. 공개도 기관별로 이뤄진다. 융합 데이터 제공이 어렵다. 공공정보 공개를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에 공공정보 보유 기관이 자체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그에 맞는 거버넌스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대통령 소속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설립도 거버넌스 체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공공정보 개방, 현실화 해야=공공정보를 개방하는 데 따르는 문제점도 해결해야 한다. 행안부·국토부 등 몇몇 공공기관이 공공정보 개방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요조사 기반으로 이뤄지지 못해 민간에서 실제 필요로 하는 정보보다는 공개가 가능한 정보 위주로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새올행정시스템에는 보건·식품위생·지역산업 등 관련한 다양한 인허가 정보와 시설정보 등이 있지만 민간에 개방되고 있지 못하다. 공공정보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준비 중인 기업 관계자는 “개방하는 공공정보는 정부가 개방하기 편리한 행정 편의적 정보에 불과하다”면서 “민간에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공공정보를 개방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토로했다.

데이터 품질이 낮은 것도 문제다. 공공정보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데이터 변경관리가 적용되지 않았다. 상당수 데이터는 실제로 적용하면 맞지 않는 때가 많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부동산 행정정보 일원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상당수 인력과 기간을 데이터 오류 수정에 집중했다. 국·공유지 정보도 상당수 맞지 않아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다.

지난 2월 행안부는 공공정보 품질관리 지원센터를 개원해 본격적인 품질관리에 나섰지만 파악조차 되지 않는 공공정보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 정보공개를 추진한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잘못된 데이터를 모두 수정하고 공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정보공개로 잘못된 데이터를 찾아 수정하는 것이 보다 더 현명하다”고 충고했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 상당수 공공정보는 사용자가 직접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질문을 던져 얻어내는 방식이 아닌 특정 영역을 하나로 묶은 통합 원천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어느 상황에서도 사용자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포맷 표준화도 고민해야 한다.


공유자원포털 운영 흐름도

자료 : 한국정보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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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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