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혼합판매, 혼합비율 확인할 길이 없다

이르면 다음주 석유혼합판매 시행을 앞두고 석유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혼합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다.

15일 지식경제부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한 번 브랜드 석유제품이 섞이면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를 시행해도 그 혼합비율을 확인할 수 없다.

석유관리원 품질연구소 관계자는 “혼합판매 시 한 번 섞인 석유는 각 정유사 브랜드별로 구분할 수 없다”며 “시료를 채취해서 검사한다 해도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혼합비율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나마 혼합비율 확인이 가능한 방법은 주유소에 공급되는 석유량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지만 이 방법 역시 주유소 업주의 장부조작이나 허위보고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100% 신뢰하기 어렵다.

정부는 혼합비율 준수를 위해 정유사-주유소 간 계약에 의한 혼합판매 비율준수 여부 확인 방안을 양자 간 합의토록 했다. 합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정유사 또는 주유소가 석유공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규정상 모든 주유소는 석유 구매량 정보를 석유공사에 보고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주유소 공급물량이 파악되면 혼합비율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주유소 업주가 장부조작이나 허위보고 등 범법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갖춰져야 성립된다. 주유소는 2만리터 탱크로리 차량 1대만 공급물량을 브랜드제품에서 비브랜드제품으로 바꿔치기해도 많게는 200만원가량의 수익을 더 남길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에서 주유기 정보도 조작하는데 혼합비율이나 장부를 조작 못하겠느냐”며 “소비자가 혼합판매 주유소에서 주유시 석유제품 공급시기에 따라 심하면 100% 비브랜드 석유를 공급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혼합판매 주유소에 명확한 혼합비율을 담지 않고 `복수상표자율판매업소`라는 표시만 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혼합비율 등 알권리 주장 논란을 피하기 위해 주유소가 석유제품을 혼합판매하는 경우 표시광고법에 적용되지 않도록 `혼합판매의 표시 및 광고에 관한법률` 예외를 규정하는 석대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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