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 이내, 매출 30억유로 이하, 낮은 대중 인지도. 이 세 가지 조건에 맞는 기업을 히든챔피언이라고 부릅니다. 이 조건에 따르면 매출 60억유로가 넘는 프로이덴베르그는 히든챔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의심할 여지없는 히든챔피언입니다. 혁신에 대한 집착이란 히든챔피언의 핵심 역량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8일 서울 상암동 중앙회 신축 건물에서 기조 강연한 프로이덴베르그 이사회 멤버이자 부회장인 마틴 스타크(Martin Stark)박사는 프로이덴베르그를 독일 대표 히든챔피언이라고 강조했다. 매출 규모는 크지만 여전히 혁신을 추구하는 히든챔피언 DNA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독일 봐인하임(Weinheim)에 본사를 둔 프로이덴베르그 그룹은 자동차부품, 부직포, 가정용제품, 연구개발·서비스 등 16개 사업 영역에서 독립적 자회사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 58개국에 진출해 3만3000여명의 종업원을 고용하며, 자동차 가스켓, 진동 방지장치 등 다수의 세계 1위 제품을 생산한다.
특징은 320여명 가족에 그룹을 분산 소유한 가족회사라는 점. 규정상 한 사람 지분이 2%를 넘지 못한다. 지분은 가족이 소유하지만 회사 운영은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최고경영자 포함 5명의 집행이사회 임원은 가족 구성원이 아닌 전문경영인이 맡는다. 스타크 박사는 히든챔피언의 필수 조건으로 △분명한 목표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 △초기 세계화 전략 △고객 밀착 △혁신에 대한 집념을 꼽았다.
특히 히든챔피언 핵심역량을 혁신으로 정의했다. 스타크 박사는 “단순히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는 정도를 혁신이라 부르지 않는다”며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개념의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으로 프로이덴베르그 매출의 27%는 이 같은 혁신을 통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빠른 글로벌 진출을 강조하며 각 시장에 집중할 것도 강조했다. 그는 “세계화는 단순한 시장 진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 생산 공장을 갖추는 것”이라며 “해당 지역에서 팔 물건은 현지 고객 필요에 의해 현지 전문가가, 현지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기업의 중국 진출 목적이 미국이나 유럽 공략을 위한 저가 생산 공장 확보였다면 프로이덴베르그는 중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인식하고 해당 시장 특성에 따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스타크 박사는 히든챔피언이 되기 위한 구체적 노력으로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과 가능성을 향한 지속적인 노력, 기업 내 평생교육 시스템 마련을 꼽았다. 그는 “성공하는 중소기업은 우수 기술 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가지고 있다”며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는 히든챔피언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조언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