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네트워크]친환경 융복합에너지 기업을 찾아서-삼성SDI

삼성SDI가 친환경 전자화학 융복합에너지 종합 기업으로 변신한다. 기존의 소형전지 및 PDP분야는 견고히 하면서 중대형 2차전지와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다.

지난 5월 창립 42주년 행사에서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삼성SDI의 새로운 업의 개념은 `친환경 전자화학 융복합 에너지 업`”이라며 “이는 전통적인 에너지 업과 달리 발전과 축전으로 클린 에너지를 만들고 시공간 제약없이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너지사업”이라고 말했다.

소형전지와 PDP 분야의 세계시장 1위의 기술적, 시장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가치를 부각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강화해 클린에너지 분야 시장선점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태양광과 2차전지가 만나다=삼성SDI는 최근 태양광모듈과 전력저장장치(ESS)를 융복합시킨 ES(에너지솔루션) 전담 조직을 신설해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적으로 2차전지와 태양광발전의 핵심부품인 모듈 개발·생산체계를 갖춘 건 삼성SDI가 유일하다.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이 상호보완성이 중요한 만큼 적지 않은 시너지 창출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친환경에너지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불규칙한 생산량과 발전 효율 등의 단점을 자사 기술과 시장 경험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신재생에너지와 ESS가 연동하는 시장에도 진출해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초 일본 니치콘과 일본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ESS·태양광발전 보급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정 등에서 태양광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ESS에 저장해 전력 피크 때 자체 사용하거나 전력망을 통해서 재판매하는 시장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2014년까지 일본 가정용ESS 시장을 30% 이상 선점하겠다”며 “자사의 리튬이온 2차전지 기술력과 대용량 분야의 필수인 안정성 부문에 강점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독일 카코(KACO)와 ESS 공급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데 이어 신한은행 등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시장에도 진입했다. 내달 가동 예정인 1MWh급 ESS 자체 실증을 통해 국내 최초 검증 데이터를 확보, 시장 표준화 선점에도 나설 계획이다.

◇2차전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다=ESS 이외에 디지털기기용 소형전지에서는 이미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2013년부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자동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중형분야에도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일본 파나소닉·소니 등 2~4위 업체와 격차를 벌리며 1위를 유지하며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지난 6월 일본의 2차전지 시장 분석기관인 IIT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형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에서 삼성SDI는 26.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파나소닉은 19.4%, LG화학과 소니가 뒤를 이었다. 주목되는 점은 시장점유율의 변화다.

삼성SDI는 단순히 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2차전지 기술과 안전성 부문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9월 IIT가 실시한 2차전지 생산업체 종합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삼성SDI는 소형 2차전지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 말레이시아 셀렘방에 신규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동남아시아 내 글로벌 IT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공급 전초기지인 셈이다.

삼성SDI의 올해 배터리 사업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점유하며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2차전지 사업의 성장은 스마트기기 확산과 갤럭시S3·아이폰5 등 메가 아이템 출시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기차 분야에도 완성차 업체들과 잇따라 수주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 울산에 위치한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는 삼성SDI와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의 전기차용 전지 전용 생산라인은 3만4000평방미터(㎡)의 규모 생산라인의 준공했다. 당시 삼성SDI는 오는 2015년까지 생산규모를 연간 전기차 18만대분(4GWh)까지 확보한다고 밝혔으나 이후 수주가 꾸준히 늘면서 생산 목표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2009년 BMW는 자사 첫 양산형 전기자동차인 `메가시티(Megacity vehicle)`에 SB리모티브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전량 탑재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BMW의 컨셉트차인 `액티브E(Active E)`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또한 2010년 10월, SB리모티브는 크라이슬러에 리튬이온 배터리 팩 공급 계약을 맺고 순수 전기차 모델인 `피아트 500EV`에 장착된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전기차 개발 컨소시엄(USABC)과 공동으로 차세대 전기 자동차용 전지 개발 계약을 맺었다. USABC는 미국 에너지국과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3사가 전기 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탑재할 고성능 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앞으로 3년간 840만 달러를 투입해 전기차에 적용용 차세대 전지를 공동 개발하게 된다. 개발할 전지 용량은 40㎾h급으로 1회 충전을 통해 3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용 전지사업을 대량 생산 시 비용 절감에 유리하고 안전성이 높은 캔(Can)방식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며 “본격적인 올해 말 양산시점에 맞춰 미국·유럽·중국에 각각 생산거점을 확보, 글로벌 고객 대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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