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서 한국 로봇 기술 세계에 자랑

조용한 독도 앞바다 선착장에서 갑작스레 `독도는 우리 땅` 노래가 울려 퍼진다. 독도 경비대원과 서울 중앙고 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군무를 펼친다. 무대 위에 설치한 휴머노이드 로봇과 강아지 로봇도 음악에 맞춰 율동을 시작하자 구경꾼들이 소리를 지른다. 동해의 거센 바람 탓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넘어지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나 무사히 공연을 마쳤다. `독도는 우리 땅` 노래 출시 30주년을 맞아 진행한 이 행사는 인터넷 방송으로 세계 전역에 중계됐다. 윤장수 독도경비대장은 “일년에 독도에 들어오는 날이 채 80일도 안 된다”며 “독도도 오늘의 로봇 공연을 기분 좋게 즐기는 듯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동쪽 끝 땅 독도에서 한국 로봇 기술을 뽐내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식경제부는 로봇산업진흥원·제어로봇시스템학회와 공동 주관으로 로봇 천사(1004) 프로젝트 일환으로 로봇과 함께하는 독도 체험 1박 2일 행사를 진행했다.

로봇 천사(1004) 프로젝트는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로봇을 활용해 소외된 계층에 재능을 기부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열 번의 전문가 강연과 네 번의 로봇 공연이 진행된다. 계획과 재능을 기부하는 천사들이란 의미가 내포됐다.

지난 5월 소록도에서 처음 로봇 공연이 열렸다. 두 번째 공연 장소로 독도가 선정됐다. 향후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병원 공연이 예정됐다.

강감찬 지경부 로봇산업과장은 “지난 10년 동안 우리 로봇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홍보하고, 문화 서비스에서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기성 세대들이 만화 영화로 꿈을 키웠듯이 어린 학생들이 로봇 공연을 보고 꿈과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도가 상징하는 의미가 남다르지만, 이날 공연의 주역은 독도만이 아니었다. 이미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율동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공동 주연으로 불리기 충분했다.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서비스 로봇 기술이 발전했다. 재능 있는 인재들이 많은 벤처기업을 창업해 기술력 수준을 높이고 정부가 지난 10년간 유례없이 파격적으로 지원한 덕분이다.

10년 전 우리나라가 로봇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일 때 여러 선진국들이 비웃었다. 한국 기술력으로 무리라는 시선이었다.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들조차 우리 로봇 기술을 주시한다.

산업용 로봇에 비해 서비스 로봇은 아직 시장이 본격화되지 않았다. 향후 헬스케어·군사·엔터테인먼트 산업 활성화와 더불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양현창 로봇진흥센터장은 “로봇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며 “로봇이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에 이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히트 상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로봇 공연에 이어 서울 중앙고 학생들과 독도 경비대원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달리기 시합을 벌였다. 주최 측은 독도 경비대 측에 휴머노이드 로봇 두 대를 기증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