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2분기 실적이 나란히 추락했다. 매출은 올랐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어 내실이 없었다. 롱텀에벌루션(LTE) 마케팅 과다와 투자 증가가 이유다. 다만 LTE 가입자 비중 증가에 따른 가입자당월매출액(ARPU) 상승, 하반기 시장 안정화에 따른 마케팅비 감소 등은 하반기 실적에 기대감을 갖게 했다.
◇LTE에 울고=2분기 이익률 하락은 LTE 가입자 유치 경쟁 때문이다. LTE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3사 모두 마케팅비를 과도하게 사용했다.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가 비싼데도 불구하고 LTE 가입자들이 단기간에 급속도로 늘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LTE 전국망 구축과 가입자 확대에 따른 네트워크 투자 증가도 실적 악화의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하반기 시행된 기본료 인하 효과로 핵심사업인 무선부문 매출 감소세가 이어진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다만 LG유플러스는 LTE 가입자 증가로 무선 매출이 상승했다.
◇LTE에 웃고=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이유도 LTE다.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LTE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2분기 통신사 ARPU가 일제히 상승했다. LTE 가입자는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ARPU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 2분기까지 과도한 마케팅비를 사용한 만큼 3분기 이후 더 이상 마케팅에 돈을 쏟아 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기섭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은 “상반기에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썼기 때문에 여력 측면에서 통신사들이 서로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명히 시장이 안정될 것 같고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문제이지만, 예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쟁상황과 대선이 변수=통신사들은 연초 제시한 실적목표 달성을 위해 하반기에 경쟁보다는 실적 위주의 안정적인 경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쟁상황이라는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LTE 음성통화(VoLTE) 상용화, 신규 단말기 출시 등과 맞물려 가입자 유치 경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고 한 곳이라도 공격적으로 나오면 곧바로 통신시장 경쟁과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이라는 외부 변수도 있다. 지난 총선에서 각 당이 통신비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도 반값 통신비 등의 통신비 인하 공약을 내놨다. 대선이 다가오면 요금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공약들은 실현 가능성보다 당장의 국민 정서를 의식한 내용”이라며 “통신서비스 이용량과 품질 수준을 고려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통신비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통사의 외형적 성장으로 전후방 IT산업이 활성화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통신사 마이너스 성장의 지속은 국가 IT 산업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 3사 2분기 실적 현황(단위:억원, %)
자료:통신3사 종합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