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R&D) 예산을 15%가량 삭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SW 육성 의지를 강력하게 밝혀온 정부 취지와 정반대의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당초 지경부는 지난해 수준인 1400억원 SW R&D 예산안을 제출했다. 국과위 조정과정에서 200억원가량 삭감됐다. 국과위가 지경부 SW R&D 예산을 감축한 데는 올해 완료되는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사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연 300억원 집행한 WBS사업이 끝나기 때문에 200억원 수준의 예산 절감은 합당하다는 논리다.
WBS사업은 2010년 2월 SW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경부가 중심이 돼 범부처 차원에서 진행한다. SW기업 역량 강화와 SW 상용화를 골자로 한다.
SW 업계는 국과위 결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 SW업체 사장은 “올해 지경부 전체 R&D 예산은 4조7000억원인데, 이 중 SW 부문은 14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내년에 200억원이나 삭감한다면 정부가 SW 육성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과위 결정에 지경부도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지경부는 지난 6월 기획재정부에 내년 예산계획을 제출할 때 정부 의지 및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SW 예산만은 손대지 않았다.
SW R&D 예산 삭감으로 지경부는 내년 SW 신규사업 규모를 450억원에서 260억원으로 줄여야 한다. 930억원가량은 연간 일정하게 집행되는 계속사업이어서 손대기 어렵다. 국과위 조정안이 기획재정부로 넘어가면 내년 예산안은 사실상 확정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래 기금으로 운영하는 사업은 주무부처의 재량권을 인정해주는 게 관행인데 지경부 의견이 크게 반영되지 않은 듯하다”며 국과위 결정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금은 특정 목적에만 사용하기 위해 운영하는 자금이다. 지경부 SW R&D 자금은 정보통신진흥기금을 쓴다. 올해 정보통신진흥기금은 689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편 국과위는 각 부처가 제출한 2013년 연구개발사업 예산 요구액을 토대로 395개 R&D사업에 총 11조529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전년 대비 3680억원(3.4%) 늘어난 수치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