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3.0시대, TP가 뛴다] <3>테크노파크 지원 기업 `일렉콤`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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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경남테크노파크 내 국방벤처동에 자리잡은 일렉콤 개발실을 찾았다. 젊은 직원들이 사격 연습에 분주하다. 놀이공원 사격 연습장처럼 꾸며 놓은 곳에서 5명의 직원들은 일렬로 선 채 스크린 상의 표적을 향해 일제히 사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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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테크노파크 국방벤처센터에 입주한 일렉콤 연구원들이 사격 시뮬레이션용 모의 총기류를 점검하고 있다.

“군부대 훈련용으로 공급하기 위해 보다 실사격 같은 느낌을 주고자 정밀 보완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정재환 일렉콤 이사의 설명이다.

일렉콤을 찾은 이유는 테크노파크의 기업지원 과정과 그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경남테크노파크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은 지역 중소기업은 수천개에 이른다. 테크노파크에서 직접 지원을 받는 입주기업도 수백개다.

사격 시뮬레이션(일명 스크린 사격) 개발업체인 일렉콤(www.eleccom.kr 대표 정현영)은 그간 테크노파크 각종 지원으로 신제품 개발을 완성했고, 현재 스크린 골프처럼 스크린 사격 붐이 예고돼 관심을 끌고 있다.

2006년 기존 정보통신공사 경험 및 수년간의 군용 시뮬레이터 장비 유지보수 경험을 토대로 VIST(Virture Shooting Trainer) 등 5종의 프로그램을 개발·등록하면서 시뮬레이션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곧바로 벤처, 이노비즈 인증을 받았고, 2007년에는 공포탄, 총기의 격발인식장치 등 3건을 특허 등록했다.

2008년 드디어 1차 사격 시뮬레이션 개발을 완료했다. 핵심 기술인 반동력을 갖는 모의 권총, 모의 소총을 특허 등록했다. 당시 지방 경찰청 한 곳에서 훈련용으로 제품을 시범 도입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사격 시뮬레이션 판매는 원활하지 못했다. 가장 큰 수요처였던 경찰청 등 총기 사용 공기관이 훈련용 사격 시뮬레이션 도입에 너무나 신중했다. 제품이 마음에 들었어도 구매 예산을 확보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했다.

기대를 걸었던 레저용 판매도 쉽지 않았다. 실제 총기류와 거의 흡사하게 만들다보니 설치비용 등 가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5년여 동안 30억원 가까운 개발비를 투입했지만 매출 부진으로 회사 사정은 말이 아니었다.

정재환 이사는 “막판에는 1, 2억원의 개발비가 없어 구입 의사를 내비친 곳에서 요구하는 보완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일렉콤은 경남테크노파크를 찾아 SOS를 요청했다. 경남테크노파크는 기술사업화 지원사업, 마케팅 지원사업, 고급인력 양성사업 등 현 단계에서 일렉콤이 신청·수행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연결시켜줬다. 지원을 받기 시작한 초반에는 수백만원에서 많아야 수천만원 대의 소규모 지원사업이었지만 한푼이 아쉬웠던 일렉콤에게는 엄청난 힘이 됐다.

일렉콤은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으로 사격 시뮬레이션 무선화에 필요한 애로기술을 해결했다. 마케팅 지원사업을 통해서는 해외 전시회에 출품하고, 서울 지역에 마케팅 지사를 마련했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일렉콤의 개발 및 마케팅 인력은 25명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바이어가 일렉콤을 방문해 제품구입 상담을 진행했다. 실 계약은 아직 없지만 해외에서 제품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경남테크노파크의 2차보전사업도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최근에는 2년간 4억4000만원을 지원하는 지역산업기술개발사업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일렉콤은 사격 시뮬레이션 제품의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국방부와 지역 군부대를 중심으로 수요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남 마산로봇랜드 조성사업에 참여 제안서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정현영 사장은 “애로기술 해소에서 직원 고급 교육, 마케팅에 크고 작은 R&D 지원까지 신제품 개발 전 과정에서 테크노파크의 수혜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