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아이폰 출시로 일본내 스마트폰 열풍을 이끌어온 이동통신 2위 사업자 KDDI가 오히려 아이폰에 발목이 잡혔다.
KDDI는 25일 2012년 4~6월 실적 발표에서 연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512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8616억엔으로 1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영업이익은 33%가 줄어든 942억원에 그쳤다. 벌어들인 돈은 비슷하지만 남는 돈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고객 확보를 위해 할인서비스를 늘린 탓에 통신료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 순익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KDDI는 앞서 아이폰을 출시한 소프트뱅크로 고객이 대거 빠져나가자 맞대응을 위해 아이폰4S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하면서 할인 서비스를 대폭 늘린 것이 수익 악화를 불렀다.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자사 스마트폰 고객 전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확대한 것도 순익이 줄어드는데 한 몫했다. KDDI는 지난 3월 월 390엔만 내면 애플리케이션을 무제한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au 스마트경로`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를 위해 KDDI는 애플리케이션 운영사에 수익금을 선지불했다.
잇달아 내놓은 결합 상품도 영향을 미쳤다. KDDI는 스마트폰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요금 할인 외에 지난 3월부터 광회선 가입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요금을 깎아주는 할인 서비스를 시행했다.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입자당 월 통신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줄어든 4240엔으로 떨어졌다.
통신 요금 할인으로 영업이익이 172억엔 줄어 들었고 고객 서비스 확대로 감소된 영업이익은 160억엔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전망도 녹록치 않다. 경쟁사인 소프트뱅크가 최근 새로운 주파수 900㎒ 대역을 기반으로 통신 속도를 크게 높이자 신규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크게 쏠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KDDI는 신규 주파수 확보와 기지국 보강 등 인프라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고 여기에 소요되는 추가 투자 비용 확대로 당분간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