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10나노급 초미세 공정을 적용한 메모리 양산을 위해 차세대 설비인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노광기)` 도입에 나섰다. 연구개발 단계인 EUV 리소그래피를 실제 양산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처음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네덜란드 ASML에 300㎜ 웨이퍼용 EUV 리소그래피 구매를 위한 초기 발주(PO)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00㎜ 웨이퍼용 EUV 리소그래피 구매를 위해 ASML과 계약을 했다”며 “내년부터 EUV를 이용한 10나노급 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주는 세계적으로 실제 양산에 적용된 EUV 노광기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노광기는 핵심 전공정 설비여서 다른 장비 구매 절차와는 다른 형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이번 계약에 따라 ASML은 300㎜ 웨이퍼용 EUV 리소그래피 양산 장비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비 개발 진척도 등을 평가해 올 4분기께 최종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 인텔과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도 비슷한 발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정 연구개발을 위한 EUV 리소그래피 평가용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EUV 리소그래피는 10나노급 미세 회로 패턴 형성을 위해 필수적인 장비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10나노급 메모리를 양산하게 되면 웨이퍼당 칩 생산성은 50% 이상 향상된다. 선발 주자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SML의 장비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예정대로 EUV 장비를 도입한다면 내년부터 10나노급 메모리 반도체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D램으로 적용 분야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7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양산용 EUV는 단계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ASML과 협의 중”이라며 “10나노급 D램부터 양산에 적용할 계획이지만, 스루풋(웨이퍼 처리량) 개선 여부에 따라 더 빨리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UV 리소그래피를 양산에 적용하기 위해 시간당 60장 이상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춰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이 장비 개발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