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SCM 경쟁력이 일본·대만·중국 등 아태지역 경쟁사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트너가 25일(현지시각) 발표한 `아시아태평양지역 2012 SCM 경쟁력 상위 15개사`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공급망관리(SCM) 경쟁력이 아태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 가운데 선두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현대자동차가 차지했다.
가트너는 매출성장률, 총자본이익률(ROA), 재고 및 동종 업계 의견 등을 종합해 SCM 경쟁력 순위를 매기고 있다. 매년 글로벌SCM 톱25 순위를 발표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발표된 아태지역 상위 15대 기업 가운데 4개사가 한국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는 인도 타타자동차(3위)와 일본 도요타(7위)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또 현대중공업과 LG전자가 각각 9위와 1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17.1)와 LG전자(20.8)의 재고회전율은 동종업계 화웨이(4.9)와 아수스텍컴퓨터(5.6), 캐논(3.8)에 비해 최대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차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최근 몇 년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세계 공장 및 법인 대상 SCM 시스템 구축 및 프로세스 개선 활동과 그룹 차원 SCM 커뮤니티 활동이 큰 성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SCM의 교과서로 불리던 도요타를 큰 격차로 앞서면서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에 SCM 역량 개선이 핵심경쟁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를 포함해 아태 지역 기업들의 `수요 관리` 역량을 높이 평가한 데바시스 타라프다르 가트너 이사는 “주요 기업들이 수요 관리, 운영 최적화 및 혁신 역량을 입증했다”면서 “수요 변동성을 관리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수요 감지 및 형성, 세분화 및 협업 등을 비롯한 모범 사례를 활용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또 “공급망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기업의 전반적인 경영 목표와 연계된 최적의 측정 지표를 선택하면서 공급망 설계 시 복구력을 강화하고 거래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리스크 관리 전략을 이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 가운데는 레노버와 화웨이가 나란히 4위와 5위를 차지해 한국 기업에 뒤이어 상위권에 랭크됐으며 대만 아수스텍컴퓨터가 8위를, 싱가포르의 플렉스트로닉스가 15위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기업은 6위를 차지한 도요타로 캐논(12위), 혼다(11위), 코마츠(14위), 세븐앤아이홀딩스(10위) 등 5개사가 상위 15개사 순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상위 5위권을 한국과 대만 및 중국 기업에 내주면서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 가트너는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와 윌마 인터내셔널, 웨스파머스 등은 득표수가 부족해 15위권에 들지 못했다고 전했다.
가트너는 이날 순위 발표를 통해 아태지역 기업에 영향을 미친 주요 5가지 트렌드로서 △성장 및 저비용 혁신에 중점을 둔다는 점 △수요 관리 과제로 인해 수요 예측이 어렵다는 점 △공급 기지의 이동으로 공급망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점 △지역 내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세계 시장의 불안정성에 따른 위험이 완화됐다는 점 △급속한 인플레이션, 원가 증가 및 불안정성 및 인력 시장 위축 등으로 위기 상화 악화됐다는 점 등을 꼽았다.
가트너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SCM 경쟁력 상위 15개사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