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법원이 애플에 삼성전자 갤럭시탭이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내용을 공지하라는 이례적인 판결을 내렸다. 애플은 이달 25일까지 자사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공지해야 한다. 갤럭시탭10.1 판매금지를 내린 독일, 미국과 다른 결정이다. 애플 디자인 특허침해 의혹으로 삼성전자가 본 피해를 일정부분 보상하라는 판결이다.
18일(현지시각) 영국 특허법원 콜린 버스 판사는 “삼성이 애플 제품 디자인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6개월 동안 애플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게시하라”고 명령했다.
영국 법원은 애플에 7일 이내 관련 내용을 시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또 영국 주요 신문에 광고도 하라고 지시했다.
독일, 미국 법원 판결과 상반된 것은 물론이고 특허분쟁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 이례적인 법원의 조치다.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삼성 갤럭시탭10.1이 애플 아이패드 특허를 침해했다며 판매금지 판결을 내렸다. 독일 법원 역시 갤럭시탭10.1을 판매금지했고, 삼성은 디자인을 변경한 갤럭시탭10.1n으로 대처했다.
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기사 내용이 잘못됐을 때 정정보도를 하라는 것과 유사한 사례로 보인다”며 “이 같은 명령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판사는 지난 9일 삼성 갤럭시탭 외형이 아이패드와 혼동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리처드 하콘 애플 변호인은 “애플에 삼성 광고를 하라는 판결”이라고 반발하며 “어떤 회사도 자사 홈페이지에 경쟁사를 언급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플은 집행정지 요청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판결이 이달 말 본격화되는 미국 본안소송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허전문 한 미국 변호사는 “전 세계 10개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 소송은 나라별로 다른 판결이 나고 있다”며 “영국 판결이 미국 소송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