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백억원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기획기술상품전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돈 없고 기술이전을 받아야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중소기업이 대상이다. 대기업은 판매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기술사업화센터(센터장 김구영)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이 출연연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손쉽게 이전받아 사업화할 수 있도록 기본 기술료(Initial Payment)를 대폭 낮춘 기획기술상품전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기획상품은 정밀측정 분야 31개, 분석 및 시험평가 14개, IT 및 메카트로닉스 20개, 소재 및 에너지 분야 9개, 의료 및 환경 분야 11개 등 총 85개 기술이다. 일정기간이 지났거나 규모가 작은 기술을 묶음 형태로 내놨다.
백화점이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쓰는 `미끼 상품`도 있다. 현장에서 바로 CD로 구워주는 주파수 대역을 임의로 만드는 주파수 발생 측정 계수기 SW와 토양샘플 제작 방법에 관한 기술 등이다. 이 `미끼 기술`은 이전 기술료가 단돈 100만원이다.
분말시료 밀도 측정장치는 500만원, 수직형 대전류 발생장치는 1000만원만 내면 이전받을 수 있다. 항법위성 천체관측법에 관한 정밀시각전송기술도 1000만원이다.
이번에 내놓은 가장 비싼 기술이라고 해야 1500만원이다. 오존농도 정밀측정기 제작기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기술은 대부분 특허도 등록돼 있다.
세부 기술 내용이나 구매조건은 표준연 기술사업화센터가 운영하는 기술마케팅 네트워크(www.facebook.com/krisstl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이며 오는 23일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구영 센터장은 “기본 기술료가 보통 3000만원에서 1억원이지만, 이번 기술기획에서는 모두 1500만원 이하로 거래한다”며 “기획상품 구매 조건은 특허 라이선싱에 의한 계약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또 “출연연 문턱을 낮추자는 의미도 있다”며 “향후 LCD나 솔라셀 등 특정기술과 대형 기술 등도 시리즈로 기획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RISS 기술사업화센터는 지난 4월 온라인 SNS 기반 기술사업화 네트워크를 오픈하고 보유기술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