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 사이에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등산에 나설 때 등산 장비를 꼼꼼히 챙기는 것과 동시에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 첨단 정보기술(IT) 장비 구비를 잊지 않는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개설해 일반인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일어난 광경이다.
멀리 있어 가보지 못한 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국 국립공원 경관을 제공하거나 가고 싶은 국립공원의 기상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 지리산이나 소백산 등 공원별 탐방로의 통제 여부 등 꼭 필요한 내용을 알려주는 정보. 또 야생화나 동물·곤충 등의 사진을 SNS로 문의하면 해당 전문 분야의 공단 직원이 신속히 답변하는 서비스. 도심 속 전유물이던 IT가 녹색성장과 함께 국립공원으로 들어온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국민 소통은 홈페이지에서 블로그·SNS로 이어지고 있으며 나날이 첨단화하는 전자기기 사용 추세에 맞춰 탐방객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속속 만들어내고 있다.
유비쿼터스 국립공원의 첨단 IT를 이렇게 사용해 보면 어떨까 싶다.
이번 주말 북한산 둘레길을 탐방하기로 한 A씨. 처음 가는 탐방로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북한산 둘레길 앱을 내려받으면 가고자 하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둘레길 곳곳의 역사·문화·생태 정보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들을 수 있다. 처음 가는 둘레길이지만 남보다 많은 정보를 얻으면서 누구보다 즐거운 탐방을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탐방을 하다가 아이가 묻는 낯선 식물 이름에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식물 사진을 찍어 SNS로 보내면 곧바로 그 식물 이름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다.
탐방 중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이 안전사고다. 사고가 발생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앱으로 제공 중인 산행정보시스템으로 원터치 신고하면 사고자 위치를 바로 알 수 있어 신속한 구조가 가능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지막은 SNS를 이용한 감성의 소통. 오늘의 탐방 사진과 느낌 등을 홈페이지나 블로그·페이스북에 올릴 수 있다. 이를 보는 많은 이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어 감성 소통이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나 각 국립공원의 정보는 물론이고 그 감성까지도 전달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소통 하나. 탐방 시 불편했던 점과 위험 지역을 촬영해 전송하거나 신고·제안하면 국립공원 사무소가 처리해 불편을 최소화한다.
1997년 일찍부터 지리정보시스템을 도입해 국립공원시설물 관리시스템을 개발, 활용하기 시작한, 태생부터 얼리어답터였던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이런 발전이 탐방객을 위한 IT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원구역 안에서 발생하는 로드킬, 환경 유해 야생 동식물 조사 기능, 지리산 반달곰 위치추적 기능까지 첨단 기술로 국립공원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수년 안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도 가상으로 산에 오르도록 `아바타 국립공원 체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유비쿼터스 국립공원 시대가 머지않았다.
이번 주말 IT에 능한 아이들 혹은 IT를 배워가는 부모님과 함께 SNS로 소통하면서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 신록의 아름다움은 물론이요 정보의 중요성, 네트워크 소통 기회까지 모두 얻는 탐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정광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sayaj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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