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신유정 이지웍스 대표

참 열정적이다. 에너지가 넘친다. 같이 이야기하는 상대방도 절로 기운이 난다. 신유정 이지웍스 대표(37)가 그런 사람이다. 이유는 하나다. 대답은 간단하다 못해 싱겁다. 신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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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가 이끄는 이지웍스는 새내기 기업이다. 이제 창업한 지 채 1년도 안 되는 스타트업이다. 창업 열풍과 맞물려 수많은 스타트업이 있지만 이지웍스는 좀 독특하다. 신 대표부터 창업 동기가 남다르다. 대부분 스타트업CEO는 재학 중이거나 이제 막 졸업한 사실상 학생 신분이다. 같이 사업하는 파트너도 평소 알고 지내는 친구나 선후배다. 반면에 신 대표는 10년 넘게 HR파트너스·시너지파트너스와 같은 유명 헤드헌터에서 일했다. 잘 나가는 직장을 시쳇말로 미련 없이 때려치우고 30대 중반 `늦깎이`로 창업 대열에 동참했다.

안정된 직장을 나오는 게 불안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인생 2막을 사는 기분이다. “더 늦기 전에 내가 잘하는 일을 찾고 싶었습니다. 헤드헌터로 수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이들에게 진짜 도움 주는 일을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신 대표는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욕심과 `구직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자`는 대의명분 하나로 지난해 9월 험난한 창업의 길에 뛰어들었다.

사업 아이디어는 머릿속에 가득했지만 역시 홀로서기는 쉽지 않았다. 여러 창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 참여했지만 생각만큼 비즈니스 모델을 상용화하는데 속도가 나지 않았다. 이 때 만난 게 공동 대표이자 디자이너 이성원 씨(35)다. 이씨 역시 2년 전 LS산전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뛰어든 신참내기였다. 그 다음부터 일사천리였다. 이 씨와 의기투합해 이지웍스를 올해 2월에 출범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했다. 김진형 카이스트 교수가 주도하는 `앱 센터` 도움도 컸다.

그래서 탄생한 게 `예티(Yeati)`다. 예티는 쉽게 말하면 모바일 기반의 `링크드 인` 서비스. 모바일에서 본인 프로필을 만들고 이를 소셜 플랫폼을 활용해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링크드 인과 달리 사진과 동영상·음성 등 다양한 방식을 사용해 본인이 가진 재능과 강점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신 대표는 “헤드헌터 일을 하면서 구직자 재능을 한눈에 보여주는 모바일 서비스가 나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결정적이었다”며 “예티는 평면적인 구직 정보와 달리 마음껏 자신의 재능을 입체적으로 보여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직자 본인은 모바일 환경에 맞게 다양한 방법으로 재능을 보여주고 상대방은 딱딱한 이력서 대신에 그 사람이 어떤 느낌의 사람인지 한눈에 들어오는 프로필을 보고 싶다는 욕구를 파고 든 것이다.

예티 경쟁력을 먼저 알아 본 건 미국 퀄컴이었다. 미국 퀄컴벤처스가 매년 주최하는 글로벌 경진대회에서 20대1 경쟁률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지웍스는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10만 달러 투자 지원금과 함께 내년 초에 열리는 `퀄컴큐프라이즈(QPrize)` 국제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퀄컴 프라이즈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8개 지역 예선에서 우승자를 뽑아 국제 본선을 치르는 형태로 진행한다.

신 대표는 본선 준비를 위해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맸다. 이미 마음은 본선 대회가 열리는 미국에 가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2차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신 대표는 “창업에서 비즈니스 모델 상용화까지 수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며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꼭 성공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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