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 맞는 마케팅과 판매로 인기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일본 기업들이 국내에서는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시장 수요에 맞는 주요 제품 위주로 집중해 마케팅과 판매를 극대화했고 한국에서 자체 사업을 기획·전개해 추가 성장을 도모한 것이 주효했다.
3월 회계를 마감한 주요 일본 전자 기업들의 2011년 한국법인 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전년 대비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지진과 태국 홍수로 부품과 제품 조달에 차질을 빚었지만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한 해를 보냈다.
올림푸스한국,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도시바코리아 등이 두 자릿수 실적 상승을 기록했고 파나소닉코리아와 한국엡손은 2010년과 비슷한 실적을 거뒀다. 일본계 부품소재 및 장비 업체들도 국내서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코리아는 2009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본사와 달리 소니코리아는 TV 사업을 최소화하고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집중해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TV 브랜드인 `브라비아`를 대신해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인 `알파`와 `NEX`를 국내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
소니·도시바·히타치의 LCD 합작법인 재팬 디스플레이 출범에 따라 LCD 사업을 분사하면서 매출은 2010년 대비 하락했지만 이를 감안하면 최대 실적을 올린 셈이다. 본사에서 개최한 `CEO 어워드`에서 높은 실적으로 한국법인이 수상을 하기도 했다. LCD 사업부문을 제외한 2011년 실적은 매출 9207억원, 영업이익 170억원, 당기순익 147억원이다.
올림푸스한국은 동종 업계 중 국내에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1650억원 매출로 26.6%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68%(269억원), 당기순익은 73% 성장했다. 이 회사는 디지털카메라 사업 외에 국내에서 의료기기,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사업 등으로 수익성 강화와 외형 확대를 꾀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산업용 현미경,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등 한국법인 자체적으로 기획한 신규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보탬이 됐다.
노트북을 공급하는 도시바디지털미디어네트워크코리아는 지난해 425억원 매출로 16.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무려 68.83% 상승했다. 이 회사는 한동안 침체를 겪었으나 울트라북을 론칭하면서 마케팅과 영업에 새롭게 시동을 걸었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매출은 3.8% 감소(3865억원)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20%대로 증가했다. 수익성 위주로 경영을 펼쳐 태국 홍수와 지속된 엔고에서 비교적 타격을 적게 입었다.
일본 프린터 기업들도 좋은 실적을 올렸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문서 흐름 관리 업무를 단순화하기 위해 진행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실적 향상에 주효했다.
일본 캐논과 롯데가 50대 50 지분으로 설립한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은 12월 마감 회계 기준으로 매출 6132억원(15.5%), 영업이익 305억원(19.6%)을 기록했다. 한국엡손은 매출(1074억원)과 영업이익(12억원)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당기순익은 1억5000만원에서 7억9000만원으로 426% 증가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전년대비 영업실적이 10% 상승했으나 본사의 부품 생산 통합 전략으로 해당 매출이 사라지면서 전체 실적이 줄었다. 지속된 엔고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 4232억원,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익 -18억원을 기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