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얼어붙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중국·유럽연합(EU)·미국 등 주력시장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 하반기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가운데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도 체질적으로 매우 나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5일 관세청이 발표한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확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6월보다 1.1% 증가한 472억5000만달러, 수입은 5.5% 줄어든 42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5월 -1.08%에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수입 감소로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는 49억1000만달러로 작년 6월(19억1000만달러)보다 갑절로 늘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2752억달러, 수입은 2646억달러로 10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증가율은 수출이 0.6%에 그친 반면 수입은 2.4% 대폭 늘었다.
문제는 하반기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세가 뚜렷하다. 작년 7월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EU 수출은 4개월째 감소했다. 상반기 16.1%나 후퇴했다. 미국 수출은 2·3월 각각 47.4%와 27.9%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5월 -8.4%, 6월 -0.3%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작년 매달 30% 이상 신장세를 기록했던 대일 수출 증가율은 올해 6개월간 2.4%로 급감했다. 수출 버팀목 역할을 하던 중국 수출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상반기 1.5%나 줄었다. 중동(17.3%), 동남아(6%), 중남미(0.8%) 등 수출시장이 호조를 보인 게 그나마 다행이다.
상반기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선박(-20.5%), 반도체(-2.2%), 무선통신(-27.6%) 등 주력품목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수입은 국내 경기 둔화와 국제유가 하향 안정세로 소비재(2%), 원자재(4.2%), 자본재(-1.3%) 등이 소폭 늘거나 줄었다.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에도 우리나라 무역체질이 악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가 일부 품목과 수출시장에만 편중돼 있어 속살은 악화했지만 껍데기는 흑자인 `무역수지 착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는 107억달러지만, 이는 수출입 증가율이 동시에 하락하는 가운데 흑자를 유지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설명이다. 일예로 1~5월 무역흑자 57억달러에서 자동차(부품 포함)를 제외하면 무역수지는 209억달러 적자라는 것. 수출국별 착시현상도 나타나, 중국에 대한 흑자를 빼면 5월까지 무역수지는 259억달러 적자다.
최 연구원은 “자동차 부문이나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 무역수지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새로운 수출 주력 품목을 육성하고 수출·수입시장을 다변화해 무역수지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상반기 수출입 실적(단위:억 달러, %)
※자료:관세청
대전=신선미·김준배기자 smshin@etnews.com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