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효율향상을 위한 중소기업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투자환경 악화로 에너지절약에 대한 투자를 후순위를 미루는 대기업의 공백을 중소기업이 메우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와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사업 분야에서 중소기업 ESCO자금이 바닥을 드러냈다.
올해 ESCO자금은 총 2100억원이 책정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계속사업 자금을 제외하고 남은 중소기업 ESCO자금은 1150억원으로 상반기까지 1030억원이 추천됐다.
같은 기간 동안 전체 대규모 사업장이 추천받은 금액은 약 800억원이다. 전체 ESCO자금의 약 60%를 중소기업이 흡수했다. ESCO자금이 3400억원으로 사상최대 규모였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중소기업의 ESCO투자규모는 올해가 가장 큰 규모다.
허수영 에너지관리공단 ESCO팀장은 “대·중소 ESCO사업에 대한 구분이 지난해와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올해 투자규모, 비율 측면에서 중소기업 자금사용이 가장 활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에 대비 시설교체 등 효율화 작업에 나서는 중소사업장이 늘어난 것이 올해 중소사업장 ESCO사업이 활기를 띠는 이유로 분석된다.
투자환경이 악화되면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대형사업보다는 건물, 중소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ESCO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ESCO 전체자금 가운데 60%를 중소기업에 배정하고 대기업 사업에 금리가 높은 민간자금을 혼용하도록 한 것도 중소기업 투자가 활발한 배경이다.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하반기 자금신청에도 중소기업 우대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달부터 시작한 하반기 ESCO 자금신청에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자금비율을 6:4로 유지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올해 건물, 중소사업장이 ESCO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달 들어 시작한 자금신청 결과에서도 중소사업장에서 약 600억원을 신청해 30억원에 그친 대규모 사업장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