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들이 정부의 MP3 가격 정책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특히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까지 대중음악 유통에 관심을 보이면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곤경에 빠졌다.
음악생산자연대는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종량제 비중 확대와 적정가격 보장을 주장하면서 문화제를 가졌다. 이들은 무제한 정액제 묶음상품 판매가 사실상 덤핑이라고 주장하면서 음악인에게 정당한 대가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량제와 정액제를 병행하는 내용의 문화부 음원 징수규정이 덤핑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스톱 덤핑 뮤직(Stop Dumping Music)`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행사에는 젊은 작사·작곡가들의 모임인 `하이노트음악창작단`의 김형석, 김도훈씨를 비롯해 제작자들의 모임인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 한국레이블산업협회 등이 참석했다.
음악인들은 K팝의 영향력 확대로 대한민국의 대외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음악인들은 잘 못된 유통구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노트음악창작단은 “이번 행사가 음악계의 어려움만을 알리는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말고, 음악인들과 가요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음악생산자연대는 사이트(www.stopdumpingmusic.com)를 열고 홍보와 서명운동 등 캠페인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당초 정부안에 강력 반발했던 음악신탁 3단체는 일단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김동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팀장은 “징수규정이 내년 초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일단은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MP3 가격 갈등은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최근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김종진씨 등 음악인을 만나 MP3 가격 정책의 문제점을 들었다. 남경필, 박창식 의원 등 다수의 정치인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앞서 문화부는 현재 60원 수준인 묶음음악 다운로드 상품의 곡당 최저 가격을 내년도 105원 수준으로 인상하고, 신곡을 정액제 서비스에서 일정기간 유예하는 홀드백을 도입하는 내용의 `온라인 음악 전송에 대한 사용료 징수규정`을 최종 승인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