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LS산전이 세계 전기자동차·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 경쟁력 강화에 힘을 모은다. 전기차와 ESS는 단품 시장을 넘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원과 전력망을 연계하는 시스템 산업이다. 핵심부품 간 연동을 통한 제품 경쟁력과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10일 LG화학·LS산전에 따르면 최근 구자균 LS산전 부회장과 권영수 LG화학 사장(전지사업본부장)은 양사의 사업협력을 위해 `정규 톱매니지먼트미팅(TMM)`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 교류부터 비즈니스 모델 발굴까지 두 회사 대표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TMM에는 양사 대표를 포함해 임원단과 연구소장, 기술연구원까지 약 20여명이 참여했다. 세계 시장이 초기인 만큼 빠른 선점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9일 첫 TMM을 갖고 3개월 간격으로 정규 미팅을 갖기로 했다. 전기차와 ESS 시장이 초기인데다가 두 회사 제품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 선두권에 위치하고 있어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LS산전 고위 관계자는 “양사 경영진부터 기술 전문가까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부터 비즈니스 모델 창출까지 협력할 것”이라며 “제품 개발에서 시장공략까지 모든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워킹 그룹을 만들어 세분화·구체화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기술이 합쳐지면 세계적 수준의 ESS 완성은 물론 전기차 부품의 80% 이상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TMM를 통해 전기차와 ESS의 핵심 부품인 2차전지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인버터, 전기차 릴레이 등 부품 간의 상호 운용성과 개별 부품 고도화 등 기술 개발에 협력한다. 이 과정에서 사업 모델도 발굴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향후 분야별 워킹 그룹을 구성, 관련 기술과 사업을 세분화해나갈 계획이다.
양사는 기존 글로벌 시장 레퍼런스만으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미 전기차 분야에서 GM, 르노, 현대·기아차, 포드, 볼보 등과, ESS 분야는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사인 SCE에 2차전지를 공급 중이다. LS산전도 GM, 르노, 다임러에 전기차 릴레이 등의 부품을 12개 글로벌 완성차에 공급 중이고 일본 S사와 2차전지를 포함한 태양광발전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S산전과 LG화학의 화학적 결합은 양사가 진행 중인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에서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독점적 관계는 아니지만 시장 경쟁력 강화측면에 큰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