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제3의 물결이 온다] <6>LCD, 아직 창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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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지만, 현재 주력 시장인 LCD가 개척해야 할 영토는 여전히 넓다. 고해상도 경쟁에서는 `꿈의 디스플레이`라 불리는 AM OLED도 아직은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패널 대형화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LCD가 더욱 경쟁력이 있다. 이 때문에 LCD는 초고해상도(UD) 및 대형 TV에서 승산이 있을 뿐 아니라 기술 융합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다. 전문가들이 LCD가 AM OLED에 밀려 `지는` 산업이 아니라 변곡점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LCD 앞길은 여전히 창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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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화질로 승부한다=TV 시장 주도권을 놓고 LCD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PDP는 한때 LCD의 `풀HD` 기술 앞에 무릎을 꿇었다. 현존하는 최고 화질 디스플레이인 `풀HD`보다 한 단계 해상도를 높인 기술이 `UD`다. UD는 LCD 패널로만 제작이 가능한 상황이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은 “자발광 소자인 OLED는 해상도를 높이려면 전류를 강하게 줘야 하는데, 이 때 수명이 짧아진다”며 “OLED로 UD를 개발하는 것은 굉장히 도전적인 연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반대로 말하면 LCD가 UD 시장 진입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NHK 방송은 LCD TV 기반의 UD 시험방송을 앞두고 있다.

중소형 패널 고해상도 경쟁에서도 LCD가 유리하다. 소형 풀HD LCD 패널은 현재 5인치까지 개발됐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5인치 풀HD LCD를 공개한 데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도 5인치급 풀HD LCD를 개발,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기술 개발 경쟁에서 변수는 해상도다. 작은 화면에서 해상도를 높이려면 픽셀 크기를 더 작게 구현해야 한다. 풀HD는 1920×1080 해상도로, 5인치에서 PPI(인치당픽셀수)가 430~440에 이른다. 이는 아이폰4S에 들어간 레티나 디스플레이보다 100개 이상 많은 픽셀로, 보다 섬세한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데이비드 셰 NPD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올해 휴대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4인치 이상 대형 화면이 주류가 되고, 400PPI 이상 고해상도 패널 개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ED TV가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고 있다는 점도 LCD 산업에 호재다. `직하형(다이렉트) LED`는 액정 바로 뒤에 LED를 붙여 LED 투입 갯수를 절약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TV 테두리에 LED를 붙이는 `엣지형 LED`가 대세였다. 32인치 60㎐ HD LED TV 기준으로 현재 엣지형은 70개 가량 LED 패키지를 사용한 데 비해 직하형은 32개 정도만 사용해도 된다. 최근 가격을 더욱 낮춘 다이렉트 LED TV가 등장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패널 대형화가 관건=지난 2010년 하반기 이후 LCD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시장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 LCD 가격은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LCD는 지난 4월부터 매달 1~2달러씩 가격이 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대형 TV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75인치 TV를 출시했고, LG전자도 84인치 UD TV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만 AUO와 CMI도 하반기에 55·60·65인치 UD LCD 패널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AM OLED에 집중하고 있지만, 대형 TV 수요가 커질수록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형 LCD 패널 공정 기술에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우리나라가 시장 수요에 맞게 투자한다면 또 다른 `초격차`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LCD 업계는 고해상도 패널을 내놓기 위해 첨단 노광장비 도입하는 것 외에 다양한 신기술을 구사하고 있다. 뉴아이패드에 적용된 `SHA(Super High Aperture)`는 신호 혼선을 막기 위해 각각의 신호를 분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픽셀을 서로 다른 면에 배치했다. 또 투명전극(ITO) 필름과 데이터 라인의 수직 간격을 늘려 개구율을 높였다. 개구율은 단위 화소에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의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개구율이 높으면 휘도가 높아져 밝은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출하되는 LCD 패널의 25% 이상에 이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의 AH-IPS도 개구율을 향상하는 방법으로 해상도를 높였다. 전력 소모량은 물론 픽셀 크기를 결정할 때에도 영향을 미친다. LG디스플레이는 픽셀의 구조를 변경해 모든 액정을 구동시키는 방식으로 개구율을 증가시켰다.

저온폴리실리콘(LTPS)이나 산화물반도체(IGZO) 공정도 주목받고 있다. 전자 이동도가 높은 차세대 기술을 통해 좁은 공간에 많은 픽셀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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