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in G밸리]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

지난달 중순 치러진 멕시코 `로보컵 2012` 대회에선 국내 로봇 전문업체 로보티즈와 데니스 홍 버지니아텍 교수 등이 공동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빛을 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다윈-오피`를 앞세워 출전한 팀이 아동 로봇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지난해 터키에서 우승한 이후 두 번째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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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팀은 로보티즈의 로봇 관절용 서브모터(엑추에이터)를 장착한 로봇으로 성인과 청소년 로봇 부문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상 로보티즈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 관절용 서브모터 기술이 로봇 국제대회를 석권한 셈이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그동안 버지니아텍과 협력체제를 유지하면서 로봇 플랫폼 개발에 주력한 게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연구자와 학생들이 로보티즈의 엑추에이터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해 로봇과 응용제품 개발에 나서면서 로보티즈 인기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999년 창업한 로보티즈는 13년간 로봇 분야 한우물만 팠다. 2003년 로봇 전용 엑추에이터인 `다이나믹셀`을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버지니아텍과 협력해 PC 기반 오픈소스 휴머노이드 플랫폼 `다윈 오피`를 개발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손쉽게 로봇을 제작·체험할 수 있는 교육용 로봇 키트 `올로`와 `바이올로이드`도 개발해 교육 로봇시장을 선도했다.

김 대표는 요즘 지난해 내놓은 오픈소스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 시장 반응에 고무돼 있다. 해외에서 반응이 썩 좋다는 것이다. 그는 “오픈소스 기반 휴머노이드는 로봇 안에 사실상 PC를 내장하고 있다”며 “이 로봇을 와이파이나 LAN에 접속하면 원격지에서 응용 로봇 개발 및 조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격 대비 성능도 우수해 그동안 시장을 주름잡던 프랑스산 휴머노이드 로봇과 경쟁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로보티즈는 `다윈 오피`가 오픈소스를 지향하고 있어 앞으로 자연스럽게 로보티즈 생태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보티즈는 올해 안에 신제품을 내놓는다. 의료, 경계 근무, 극한작업용 로봇에 활용할 수 있는 중대형 모듈 엑추에이터 `다이나믹셀 프로`를 출시하고, 로봇 팔 역할을 하는 모듈형 `매뉴퓨레이터(Manupulator)`도 내놓는다. 매뉴퓨레이터가 상용화되면 수술용 로봇, 국방용 로봇 등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김 대표가 전망하는 로봇 시장은 매우 유망하다. 지경부가 로봇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산업용, 전문가용에 이어 퍼스널 로봇 시장까지 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 독일 등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강국을 우리나라가 추월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는 비전문가용 로봇 시장에선 우리나라도 충분히 강자가 될 수 있다”며 국내 로봇산업을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김 대표는 국내 로봇산업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일반인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로봇이 우리 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주변에 의외로 가까이 다가와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로봇 홍보 정책을 펼쳐줬으면 하는 바람을 얘기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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