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제철 부산물인 콜타르를 고부가 소재로 가공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OCI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석탄화학사업에 필요한 콜타르 전량을 포스코로부터 공급받는 OCI로써는 당장 관련 사업을 축소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OCI는 콜타르 공급에 대한 계약조건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OCI는 지난 2000년부터 포스코로부터 연간 20만톤 규모의 콜타르를 공급받고 광양, 포항 사업장에서 카본블랙과 피치를 생산하는 석탄화학사업을 추진해왔다.
포스코는 제철 부산물인 콜타르 처리를, OCI는 이를 원료로 카본블랙과 피치를 생산하는 고부가가치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협력이 이뤄졌다. OCI광양 공장과 포스코 광양 제철소의 콜타르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파이프라인까지 설립했을 정도로 양사 관계는 돈독했다.
하지만 포스코가 콜타르를 원료로 하는 신규 사업 추진을 천명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포스코는 일본 미쓰비시와 연산 10만톤 규모의 침상코크스 제조 공장, 일본 도카이카본과 연간 3600톤 규모의 등방흑연블록 생산공장을 연내 착공한다. 현재 OCI와의 콜타르 공급계약이 종료되는 2013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패밀리사인 포스코켐텍이 추진하는 이 사업은 모두 콜타르를 원료로 한다.
포스코는 콜타르를 인조흑연으로 가공해 전기제강용 전극봉, 반도체·태양광 실리콘 제조용 도가니, 2차전지의 음극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원료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콜타르를 증류·정제해 침상코크스를 제조해 반도체, 발광다이오드(LED), 태양전지, 2차전지, 슈퍼커패시터 전극재 등 소재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당장 OCI는 콜타르 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포스코와 콜타르 공급물량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콜타르 수급에 있어 포스코 의존도가 100%인 상황이어서 협상에 따라 사업 축소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OCI의 연간 콜타르 구매 비용이 약 3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관련사업 매출은 최대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고위관계자는 “양사의 콜타르 공급계약 종료시점이 다가오면서 콜타르 공급물량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급물량이나 계약 조건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