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거버넌스 새판을 짜자]<3부>거버넌스 개편안 분석 (5)과학기술 전담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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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계와 정치권이 차기정부에 제안하는 과학기술분야 거버넌스는 과학기술 분야를 전담부처 신설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의 위상 격상이다. 현 정권에서 교육과 과학분야를 통합하면서 과기분야에 관심이 소홀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거버넌스 개편방향을 주목을 받는다.

반면 이 같은 개편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권이 교체할 때마다 부처를 바꾸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제기도 있다. 또 약 17조원에 달하는 국가 R&D예산의 일부를 사용하는 별도 전담부처를 설치하고 부총리급 컨트롤타워가 필요한지에 대한 공감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기 전담부처 만들자= 과기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은 상반기에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과학기술과 ICT 전담부서 설치를 골자로 한 차기 정부조직(안)을 제안했다.

조직 내에서 기초 연구 진흥을 주된 업무로 하는 `연구개발부` 신설이 제안됐다. 연구개발부는 현 교과부와 지경부에서 추진했던 기초·원천 과학 분야를 총괄한다.

동시에 현 국과위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한다. 과학기술 대융합 시점에서 모든 부처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범부처적 종합조정능력을 가진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강신영 과실연 상임대표는 “여러 부처에 나눠진 연구개발(R&D)사업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갖기 위해서는 부총리급의 위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전담부처 제안도 구체화됐다. 이상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근 부총리급 과학기술부를 신설, 각 부처 연구개발(R&D) 기능의 총괄적 권한과 예산 배분·조정 권한까지 부여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전담부처인 과학기술부를 신설함과 동시에 부총리급으로 격상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현 국과위가 부처 사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에 따라 과학기술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총리급 과학기술부가 맡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이 의원은 “현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현안을 처리하느라 과학기술 이슈는 뒷전으로 밀렸다”고 말했다.

대권도전을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과학기술 분야 전담부처 신설을 담은 대선공약을 발표했다.

정 의원 역시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이 교육 이슈에 매몰돼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분산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말 각 부처에 혼재된 과학기술 정책을 통합, 전담할 수 있는 과학기술부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학기술에 역량 집중= 대과연이나 정치권이 요구하는 차기정부 조직개편안은 과학기술을 국정의 중심에 세우고 이를 위해 정부조직의 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단순 부처의 통폐합, 기능 재조정에 국한되지 않고 정부가 개방적, 분권적, 수평적 관계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과학기술과 고등교육을 통합한 전담부처는 국가 미래성장동력 핵심 영역으로서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고급인력 확보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하는 장점도 있다. 또 정보통신 분야를 포함할 경우 기초 과학기술 분야와 정보통신간 중복기능을 해소하고 인프라 기능을 강화하는 토대로 마련할 수 있다.

민경찬 연세대 교수는 “정부에서 산업 기능을 떼어냄으로써 산업화 시대를 종식시키는 동시에 과학기술에 기반한 지식창조시대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과위의 위상을 부총리급으로 높이자는 요구는 범부처적 종합조정능력의 필요성 때문이다. 실제로 현 국과위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타 부처 의견을 조율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 부처로 나뉜 연구개발(R&D) 사업을 조정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기 위한 위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조성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과위는 과학기술 기본계획, 녹색성장 계획, 신성장 계획 등 유사한 국가 R&D 계획을 상위에서 조율하고 문제해결이 가능한 실질적 컨트롤타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견도 있어= 과학기술 전담부처와 국과위 위상강화에 대한 이견도 있다.

근본적으로 정권 교체 때마다 부처를 바꾸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기전담부처를 제안한 정몽준 의원도 “기본적으로 차기 정부에 과기 전담부처 설립 의견에 대해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을 자주 바꾸는 것에는 반대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약 17원에 달하는 국가 R&D예산의 30%를 사용하는 부처에서 별도의 전담부처를 설치하고 부총리급 컨트롤타워까지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특히 단순한 과학기술부 `부활`이나 `회귀`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학기술 전담부처를 만들어도 부처 위상이 격상되지 않는 수준에서는 타 연구개발 관련부서와의 관계설정 분제가 제기된다. 대등한 타 부처와의 관계에서 조정력의 한계가 지목된다. 동시에 산업관련 연구개발 지원기능과 중복될 수 있고 연구개발과 경제성장이 밀접히 연결되는 환경에 적합성이 떨어질 수 있다.

국과위가 부총리급 위상강화도 마찬가지다. 조직 구성원이나 규모 등이 부족하고, 예산의 배분·조정권을 갖더라도 편성권이 재정부에 있는 상황에서는 임시처방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예산배분·조정에만 급급한 국과위 대신 기능이 강화된 과기전담부처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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