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성 16라인 캐파 증설 중단...마침내 낸드 공급 조절 나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공장인 경기도 화성 16라인 증설 투자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이상 지속된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및 시황 부진 여파로 공급을 조절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황 변화에 탄력 대응한다는 기조 아래 16라인 생산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당초 예정됐던 16라인 낸드플래시 생산 능력(캐파) 증설 투자를 전격 중단했다. 업계 핵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발주(PO)까지 끝난 장비 입고를 보류하는 등 16라인 캐파 증설을 전면 중단했다”며 “추후 계획도 확정하지 않아 16라인 증설은 사실상 무기 중단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16라인의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은 300㎜ 웨이퍼 기준으로 월 16만5000장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증설 투자로 연말 월 18만5000장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투자 계획 수정은 낸드플래시 시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16라인 가동을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주력 낸드플래시(64Gb) 가격은 40% 이상 하락(6.72달러→3.84달러)했다.

그 여파로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사업도 침체됐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매출은 18억6400만달러다. 작년 같은 기간(19억1200만달러)보다 오히려 소폭 줄었다. 20나노급 낸드플래시 양산으로 생산 물량은 크게 늘었지만 매출 상승 효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올해 들어 재고 물량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마침내 낸드플래시 공급 줄이기에 나선 이유다. 하반기 아이폰5 등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시황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삼성전자는 16라인의 D램 혼용 생산 및 시스템 반도체 라인 증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6라인 증설 중단 이후 시황 변화에 따라 D램 혼용 생산 등 여러 가지 전략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6라인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 및 물량 확대(램프업) 계획을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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