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생산 IT `자립`...M12에 자체개발 MES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관리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다. M12 라인이 첫 무대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생산관리시스템(MES) 개발에 성공, M12 라인 장비 반입 일정에 맞춰 적용한다고 27일 밝혔다. `SK하이닉스 스마트 MES`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SK하이닉스가 과거 MES 개발 및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설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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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는 설비와 생산 공정 및 품질 전반을 관리하는 공장 운영의 핵심 자동화시스템으로 반도체 제조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발을 주관한 제조지원실은 순수 자체 기술로 기존 MES와 차별화된 구성 및 기능 개선을 시도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이번 M12라인에는 MES와 더불어 자체 기술로 설계한 `스마트 장비자동화솔루션(EAP)`도 동시에 적용했다. 협력사와 공동 개발한 이 장비 자동화 솔루션은 반도체 제조라인의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자동 제어를 위한 필수 시스템이다.

MES 전문 패키지를 도입해 생산에 적용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부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자체 MES 개발을 추진해 왔다. SK하이닉스가 사용하던 MES 패키지 업체인 에임시스템의 SW 지식재산권(IP)을 경쟁 관계인 삼성전자의 관계사인 삼성SDS가 사들이면서 이후 본격적인 자체 개발에 나서 M12 라인 적용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 왔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신규 시스템은 오랜 반도체 생산과 운영 경험을 보유한 자체 인력을 중심으로 개발한 시스템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를 위한 핵심 자동화 시스템인 MES를 자체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향후 공장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할 때 신속한 대응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자체 반도체 생산·설비 관리 및 공급망관리(SCM) 노하우를 반영, SK하이닉스만의 생산 체계를 완성했다. SK하이닉스는 M12 라인을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점차 늘려갈 계획으로 SW 라이선스 비용과 패키지 업체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도 MES 상용 패키지 도입 대신 자체 MES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자체 개발한 MES를 적용함에 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핵심 생산시스템은 직접 개발한 3세대 MES 환경으로 접어들었다.

1세대인 1990년대에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던 반도체 기업들은 2000년대 초중반 이후 패키지 도입으로 2세대 MES를 운영하다 최근 자체 개발로 다시 전환했다. 2세대에 주로 도입된 패키지는 삼성전자가 사용하던 외산 어플라이드머트리얼즈(AMT) 제품, SK하이닉스가 사용하던 국산 에임시스템·미라콤아이앤씨 제품 등이 있었지만 올 들어 반도체 MES 시장은 사실상 고사 위기를 맞았다. 동부하이텍 등 일부 반도체 기업들은 미라콤아이앤씨 제품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MES 솔루션 개발을 주관한 박철수 SK하이닉스 제조지원실 자동화그룹장은 “M12에 자체 개발 솔루션을 적용한다는 계획은 위험이 수반되는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SK그룹 경영실행 원리인 수펙스(SUPEX) 도전정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자체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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