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올까.
가뭄이 계속돼 농작물의 파종이나 성장에 해가 있을 때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며 지내는 제사를 기우제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옛날부터 그리스·로마 신화의 주신인 제우스가 비를 내린다고 믿었기 때문에 제우스를 상징하는 떡갈나무 가지에 물을 적셔 기도했다. 심지어 게르만 민족 사이에서는 처녀를 발가벗겨 물을 뿌리면 비가 온다고 믿었다.
인도에서는 개구리에게 물을 뿌리거나 뱀의 모조품을 만들어 물을 뿌리는 풍습이 있고, 중국에서는 용이 비를 지배한다고 생각해서 용신에게 지렁이를 바치는 풍습이 있다.
우리나라도 옛날에는 3, 4년에 한 번씩 가뭄이 심해 정부와 민간을 막론하고 산과 들녘에 불을 피우는 기우제가 성행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기우제를 지낸 민족은 바로 인디언이다. 미국 애리조나 사막의 한 인디언 부족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내렸다고 한다. 왜냐하면 비가 내릴 때까지 멈추지 않고 기우제를 지냈기 때문이다.
저수지나 댐, 상수도 시설이 없던 시대에는 비가 오지 않으면 농작물은 물론이고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기 때문에 기우제를 통해 내리는 빗물은 생명수와도 같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으로 가뭄현상이 심화돼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고통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는 기우제가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자원 확보 및 물 재이용 같은 기술력과 시설확충이 가뭄피해를 최소화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기우제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