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이 유럽법인을 통합한다. 삼성그룹 5대 신수종사업 가운데 하나인 의료기기 사업 강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은 미국, 중국 등 다른 지역 법인도 합친다. 그러나 국내 본사 간 통합은 없다고 밝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유럽법인과 삼성메디슨 유럽법인은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 오는 7월 공식 출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의료장비 부문과 메디슨 의료기기 사업의 통합 시너지를 내겠다는 조치다. 우선 유럽 내 강력한 유통 채널을 가진 삼성전자의 노하우를 활용해 유럽 의료장비 시장 대응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메디슨은 세계 110여개 글로벌 영업망을 확보했다. 유럽에는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 현지법인(지사 포함)도 있다. 이들 조직을 삼성전자 현지법인과 합쳐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수개월 전부터 법인 통합 절차를 진행했다. 조직통합과 함께 양사 의료기기 제품 브랜드 단일화를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의료기기를 5대 신수종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고 역량을 집중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5월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헬스케어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령화 시대 가속화로 의료장비 시장 전망이 밝다.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분야여서 삼성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유럽법인 통합 시점도 절묘하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그룹 미래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수종사업 발굴과 육성은 미래전략실장의 중요한 임무다.
삼성 안팎에선 차세대 먹거리 발굴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 유럽법인 통합은 그룹 차원의 신수종사업 강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LED, 바이오제약 등 다른 신수종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유럽법인 통합이 국내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 본사 간 합병의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 2월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의 합병설이 돌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현시점에서 추진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럽법인 통합을 확정하면서 본사의 합병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삼성전자 측은 “유럽법인 이후 미국·중국 등 타 지역법인 통합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메디슨 본사 합병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85년 설립한 메디슨은 세계 처음으로 3차원 초음파진단기를 개발하는 등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벤처 활황기의 1세대 대표기업이다. 2002년 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10년 말 삼성전자로 인수됐다. 사명도 삼성메디슨으로 바뀌었다.
삼성메디슨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65.8%의 지분이 있다. 1분기에 매출액 603억6200만원, 영업이익은 64억2400만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와 메디슨의 통합은 국가를 대표하는 대기업과 한때 벤처의 상징이던 회사 간 결합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표. 삼성메디슨 주요 연혁
연도주요 내용
1985메디슨 설립
1987터키로 첫 수출
1996증권거래소 상장
1998세계최초 3D초음파진단기 개발
19991억불 수출의탑 수상
2002법정관리. 상장폐지
2010삼성전자로 인수
2011삼성전자 계열사 편입
2012삼성전자와 합병 ?
자료:업계.삼성메디슨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