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인터넷 망과 업무 망을 분리하는 망 분리 사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금융회사 정보기술(IT) 부문 보호업무 모범규준`에 따라 연내 정보보안체계를 강화하는 방책의 일환이다. 국정원이나 금감원 보안 심사에 망 분리가 필수 요소로 대두되면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망 분리 솔루션 업체들의 시장선점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금융권 최대 규모 망 분리 사업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외환은행은 업체 선정 단계에 있으며 삼성화재는 기술 검토를 진행 중이다. 1·2금융권 전반에 걸쳐 망 분리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사업 착수를 앞두고 있고 산업은행이 기술 검토를 마치고 이르면 하반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망 분리가 보안 `탁월`=금융권이 망 분리에 나서는 것은 보안 때문이다. 망 분리는 내부 업무 망과 외부 인터넷 망을 실제 영역과 가상 영역으로 분리해 내부 정보 외부 유출을 막는 기술이다. 보안 강화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 등 금융권뿐만 아니라 여타 산업군에서 전사 규모 망 분리 타당성 검토와 함께 빠른 곳은 이미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준비 작업을 서둘러왔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전사 망을 분리했다. 금융권에서는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연이은 금융보안 사고로 금융당국 보안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전사 규모로 첫 스타트=국민은행 망 분리 사업은 금융권 최초 전사 망 분리 사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적용 규모가 3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여 규모면에서 금융권 최대, 전 산업군에서는 3만5000대 규모 우정사업본부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사, 협력업체 사용 단말 등에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곧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예정이다. PC 기반 논리적 망 분리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외산 가상화 솔루션을 사용하는 VDI나 PC 두 대를 사용하는 물리적 망 분리 방식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랩과 같은 국산 망 분리 솔루션 업체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외환 등도 망 분리 대열 합류=외환은행은 모든 검토를 마치고 업체 선정만을 남겨둔 상태다. KT와 한국후지쯔가 시스템통합(SI) 제안서를 제출했다. 외환은행은 전사 차원이 아닌 IT와 외주인력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500~700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역시 여의도 IT센터 부문에 망 분리를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여러 솔루션을 검토했으며 내부 사정으로 아직 착수는 못한 상태다. 하지만 사업 예산을 확보해두고 있기 때문에 연내엔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역시 지속적으로 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있어 하반기께 프로젝트가 예상된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연수원과 콜센터에 VDI 방식으로 망 분리를 적용했다. 농협은 양재동 전산센터에 물리적 망 분리를 적용한 상태다. 한국은행과 거래소 등도 망 분리를 검토하고 있어 하반기 금융권 망 분리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회사 IT 보호업무 모범규준이 망 분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망 분리로 상당히 많은 규정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모든 금융권에서 시범사업이라도 하려는 분위기가 일고 있어 올해와 내년 망 분리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망 분리 추진 계획
자료:업계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