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더 크려면 교육과학기술부를 떠나야 한다. 차기 정부서 새로운 과학기술 관련 부처가 만들어진다면 그리 옮기도록 할 것이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지난 19일 “대학 설립 취지에 비춰 봤을 때 연구중심대학이자 특수법인으로 돼 있는 KAIST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 같이 말했다.
KAIST가 교과부 소속으로 있는 것이 맞느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서 총장은 과기부 소속으로 있던 4년 전 교과부로 가서 전국 일반대학 가운데 하나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지식경제부로 이관하는 게 맞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서 총장은 최근 교수협의회와의 갈등에 대해 “본질은 테뉴어(종신계약) 제도와 인센티브에 있다고 본다. 전체 교수 가운데 테뉴어를 통과하지 못한 교수가 49%나 된다”고 언급했다.
젊은 교수의 테뉴어 유예기간을 제외하면 기성 교수진 중 상당수가 이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교협과의 갈등에 대해 단호한 입장도 내놨다. 로버트 러플린 전 총장처럼 흔든다고 물러나기 보다는 기존 행태의 반복 행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들어 기부금이 줄어들고 있는 속내도 털어놨다. 기부자들은 학교의 분위기와 위상에 민감한데, 이런 상태에서 기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했다.
KAIST 위상과 관련해서 총장은 2주전 한국을 찾은 제프리 이멀트 GE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멀트 회장이 온라인 전기차에 관심을 드러내며, 500만달러를 낼 테니 삼성, 현대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제안도 했다고 말했다.
KAIST는 이 제안에 대해 `단기`의 사업성 있는 과제 보다는 모험연구에 가까운 `장기`과제로 검토 중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