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에 매진한 지 4년이 됐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선포한 이후 종합적인 국가 발전전략으로 구체화하고 기업과 국민이 참여해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는 등 성과를 이뤘다. 이제는 녹색결실을 얻기 위해 큰 걸음을 나아가야 할 때다. 그렇기에 국민 대다수는 녹색성장 정책이 이번 정부 이후에도 지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녹색성장은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이며, 기업 성장과 배치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기회이고 차기 정부에서도 일관되고 중단 없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 것이다. 전자신문은 반도체, 조선, IT를 넘어 10년 뒤 우리나라의 주요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녹색산업의 현 주소를 점검하고 향후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녹색성장 대항해!…에너지 백년지대계` 연중기획을 3부로 나눠 준비했다. 1부에서는 `녹색성장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고, 2부는 `그린파워 기업이 앞장선다`라는 주제로 미래 신수종 사업 발굴에 나선 우리 기업들의 행보를 집중 조명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민간이 감당하기 힘든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녹색성장을 이끄는 공기업`의 노력을 지면에 담을 예정이다.
◇녹색산업, 어디까지 왔나=녹색성장 4년 동안 통 큰 투자로 `녹색강국` 초석을 다졌다. 최근 KDI와 노동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6조원의 녹색부문 재정투자에 따른 직·간접적 고용유발효과는 76만4000명으로 비녹색부문에 투자했을 때보다 총 25만명 큰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 4년간 GDP 2%(약 30조원)를 녹색성장 분야에 투자하고 녹색산업기술에 대한 R&D를 담당할 녹색기술센터를 발족했다. 이 같은 정부의 확고한 녹색산업 육성 의지와 이에 따른 투자환경, 시장 전망 개선에 따라 민간기업도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지난 3년간 30대 그룹의 녹색투자 총액은 15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74.5% 늘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LED, 이차전지 산업 등에서 성장이 두드러져 산업규모 증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 3년간 신재생 에너지 산업규모는 기업체수 2.1배, 고용인원 3.7배, 매출액 6.5배, 수출액 7.3배, 민간투자 5배 증가했다. LED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2010년 세계 2위 LED소자 생산국으로 도약했고 생산규모 증가로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됐다. 2차전지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 리튬이온전지를 장착한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했고 GM, 포드, BMW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용 이차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영국계 투자은행인 HSBC는 2005~2010년 동안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녹색산업이 빠르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탄탄한 정책 기반 마련=정부는 녹색성장 추진 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2009년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개도국 최고 수준인 배출전망치 대비 30%라는 야심찬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했다. 2009년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및 녹색성장기획단을 설치하고 녹색성장책임관 지정, 민간협의체 조직 등을 통해 범국가적인 정책 추진기반을 만들었다.
경제·산업·국토·환경·국민행동 전반에 걸친 녹색성장 추진을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했으며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매년 목표를 부과하고 이행을 점검하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법, 녹색건축물지원법 제정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도 지난 5월 초당적인 합의 아래 제정됐다. 2015년 시행 예정인 배출권거래제는 연간 2만5000톤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의 과·부족분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유연성과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제도다. 현재 산업계는 정부에 산업경쟁력 강화를 근간으로 한 배출권거래제 설계를 주문하고 있다.
기후변화 재난 대응 강화를 위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했다.
◇절전 등 녹색실천 생활 속으로=그린카드, 고효율제품 확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녹색생활`이 보편화된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정부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 유도를 위해 그린스타트, 그린에너지패밀리 등 범국민 실천운동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가정·직장에서의 녹색생활 실천운동을 전개했으며 녹색생활·소비 확산에도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녹색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그린카드 보급은 10개월 만에 270만명 이상 참여, 녹색소비·녹색생활 확대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시민·기업 모두가 참여하는 `녹색소비 아이콘`으로 정착한 그린카드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포인트 제공매장을 대형마트에서 동네슈퍼·편의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린카드 포인트 지급대상 제품도 기존 환경표지, 탄소성적표지 인증제품에서 에너지고효율 제품, 유기농산물 등으로 확대한다.
고효율제품 보급 확대로 에너지소비도 줄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 대상 제품 판매량이 2006년 대비 18.7% 증가했고 에너지 절감량은 117.6% 늘었다. 가구당 평균 가전기기 보유대수가 18%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전기기 전체 소비전력 중 대기전력 소비 비중은 줄었다. 전열기 에너지비용 표시제 도입으로 지난해 전열기 판매량이 전년도보다 8.8% 줄었다.
녹색제품 구매액이 2006년 1600억원에서 지난해 3800억원으로 확대되는 등 민간부문 녹색소비 확산을 통해 녹색제품 시장도 커졌다. 아울러 5월 기준 탄소포인트제에 참여하는 261만 가구에 90억원의 인센티브를 부여해 64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도 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