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2부〉(1)통신사가 말하는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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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KT는 삼성전자 스마트TV용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 논란을 야기했다.

KT는 `무임승차(프리라이딩)`론을 내세우며 데이터 이용량(트래픽)이 폭증하면 정보통신(ICT) 생태계 자체가 공멸할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에 일정한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2부〉(1)통신사가 말하는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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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만 접속 제한 조치를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박했다.

지난 4일 카카오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보이스톡(mVoIP)`을 전면 허용, 이통사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유선에 이어 무선으로 논란이 확대됐다. 통신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 간 망 중립이냐 망 공존이냐 논란이 거부할 수 없는 현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사업자 간 한 치 양보 없는 논쟁을 넘어 보이스톡 논란은 정치권과 시민사회 진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망 중립` 혹은 `망 공존`에 사회적 합의 부재가 이 같은 논란을 확대·재생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ICT 생태계 참여자간 상호 비방과 힘 겨루기를 극복하고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주문이 적지 않다.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도 이 같은 요구에는 수긍한다. 각각의 사업자가 제시하는 망 중립 혹은 망 공존을 위한 해법을 소개한다.

이동통신사업자의 보이스톡 등 mVoIP에 대한 경계감은 예사롭지 않다. mVoIP가 이통사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서비스로, mVoIP 확산은 이통산업 발전과 이용자 편익을 저해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투자여력 위축으로 인한 통신망 고도화가 저해될 수 있고 이통사 매출 감소는 장기적으로 기본료 등의 요금 인상, 투자 위축 등으로 인한 이통 서비스 품질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기업의 국내 이동통신 시장 무임승차로 국익마저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동통신사업자의 이 같은 경계감은 학습효과에서 비롯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카카오톡 같은 무료 단문서비스(SMS) 전송 건수는 31배 증가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통신사업자 한 곳의 SMS 전송 건수는 50%가 감소했다. 매출도 연간 1000억~2000억원씩 줄었다.

무료 SMS로 인한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mVoIP로 인한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다. mVoIP를 전면 허용하면 통신사업자의 매출 감소가 3년간 최소 1조6000억원에서 최고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이통 등 통신산업 발전과 이용자 복지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망사업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간단하다.

망의 합리적·효율적 이용을 도모하고, 지속적 망 고도화를 위한 `새로운 거래질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망사업자가 주장하는 `새로운 거래질서`는 망을 활용한 이익 수혜자가 망 투자에 일정 부분을 부담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망사업자가 망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콘텐츠·플랫폼사업자, 제조사 등 이해관계자가 망 투자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스마트TV 등 스마트기기 이용자가 늘고, 데이터 이용량(트래픽)은 폭증하고 있다.

무료 문자메시지(SMS)와 mVoIP 등 망사업자 수익을 잠식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즉, 망을 구축하는 데 이렇다 할 기여를 하지 않은 사업자가 망을 활용해 이익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망사업자의 이익마저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통신사업자는 망 이용 최적화를 위한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 이동통신 매출 대비 투자지출(CapEx) 비중은 15.6%로 주요 10개 국가 중 일본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15.6%는 평균 11.5%보다 1.35배나 높은 수치다.

하지만 망 이용 현황과 트래픽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통신사업자의 망 투자 여력은 한계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망사업자 고위 관계자는 “투자지출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요금 인하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망사업자가 망 투자 부담을 전담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망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한 사업자와 트래픽 관리비용을 유발한 사업자가 적절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콘텐츠사업자와 포털, 제조사 등 망 이용사업자의 분담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감안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난 5월 기준으로 NHN의 시가총액은 11조2000억원에 이르는 반면에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9조7000억원”이라고 소개했다.

망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투자 능력이 분명한 만큼 망 고도화를 위한 투자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칫 망사업자는 물론이고 콘텐츠사업자·제조사 등 망 이용자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망사업자는 또 망의 효율적 이용은 물론이고 블랙아웃 등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 망 관리규칙 필요성도 역설했다.

망사업자는 “총량제를 포함한 초다량 이용자를 대상으로 경제적 관리제도는 물론이고 속도 제한과 용량 제한 등 기술적 관리제도를 도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극소수 초다량 이용자의 통신망 독점에 따른 대다수 이용자의 피해를 방지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설명이다.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고 망 이용 공평성을 보장함으로써 대다수 이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그리고 합리적 비용으로 망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망사업자 고위 관계자는 “유무선 망은 지속적 투자와 관리가 필요한 제한된 자원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망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며 “망 이용 수익자 부담이라는 새로운 거래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누구나 차별없이 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지만 상생이 가능하도록 망 이용과 관련된 새로운 거래질서, 망의 절제된 이용 등 책임 있는 조건을 수반하는 새로운 망 공존 개념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동통신 매출 대비 투자지출(CapEx) 비중 (자료:메릴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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