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IT게이트웨이] 높은 인건비로 `메이드 인 차이나` 위기

글로벌 IT 생산기지 역할을 자임해온 중국이 인건비 상승으로 그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남방도시신문 등 중국 현지 언론은 올 들어 중국에 생산거점을 운영하던 글로벌 IT기업에 이어 중국기업조차 생산체제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어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주요 원인은 크게 오른 인건비 영향으로 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대만계 세계 최대 전자제품위탁생산(EMS)업체인 폭스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문제가 불거졌던 이 회사는 최근 수년간 근로자들의 요구에 맞춰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달에도 근로자 기본급을 기존 월 2200위안에서 연말에 4000위안으로 인상키로 했다. 연말 인상분은 폭스콘 대만 본사의 대졸 신입사원 임금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영향으로 중국 내 다른 IT 제조업체들도 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있다. 선전에 소재한 3G칩 보급업체는 기숙사와 식사를 제공하면서 기본급을 월 3000위안 이상 주지 않으면 숙련공을 모집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여기에 연료비 상승과 높은 물류원가도 제조원가 상승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제조업 환경비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현재 중국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 추세라면 5년 내에 북미와 중국의 제조원가가 동일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생산기지 이전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국을 생산 1번지로 운영하고 있는 애플도 미국 생산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중국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가 지난 3월 일부 제품 생산을 일본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독일도 그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에서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대거 이전했으나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된 사례를 들고 있다.

현지 IT 전문가들은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립 생산력보다 핵심 기술을 갖춰야하며 이를 위해 스마트 생산으로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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