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협력기업 상생노력이 다양화하고 있다. LG전자가 올해부터 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60일 이상 어음을 퇴출했는가 하면 SK텔레콤은 동반성장 모니터링 지원시스템 `윙크`를 도입해 2차 협력사에 대한 대금지급을 보장한다. 한국전력은 전력기자재 분야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및 해외마케팅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대기업의 상생노력은 올 들어 동시다발적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갑의 위치에 선 대기업이 상생을 표방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협력기업군에 속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제스처가 전시효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최근의 잇따른 대기업의 동반성장 선언은 과거의 그것과 달라 보인다. 지속성장 가능한 생태계 구축이 기업은 물론이고 산업과 국가를 건강하게 한다는 인식이 대기업 경영인 사이에 무르익었다는 점은 달라진 변화다.
포스코가 3년간 총 1600억원의 동반성장 투자재원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대기업이 제시한 동반성장 관련 출연금액으로는 최고액수다.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선별해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국산화 노력 등의 성과를 보상한다. 자칫 보여주기 위한 선언으로 끝나는 일이 없도록 그 보상의 집행을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맡긴다. 환영할 만한 일이자 다른 대기업에게도 귀감이 될 만한 일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꿰고 있는 단추는 미래 발전에 충분한 원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제 시작이다. 동반성장은 부의 재분배가 아닌 또 다른 부를 창출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희생이 아니라 건전한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주춧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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