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통신`이 통신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3대 통신 서비스 분야에서 가입자 정체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3대 성장엔진이 식어가면서 비통신 분야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졌다.
◇3대 성장엔진 `정체`=통신사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3대 서비스 성장과 함께 규모를 확대해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가입자 증가 속도가 둔화됐고 올해는 성장 정체가 심각해졌다.
유선전화 가입자는 2007년 231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세다. 지난해 말 1863만명이던 가입자는 올해 4월 1853만명으로 10만명이 더 줄었다.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는 가입자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이동전화 가입자는 2010년 5077만, 2011년 5251만을 기록했다. 올해 4월에는 5279만으로 28만명이 늘었다. 증가율은 2010년 5.9%, 11년 3.4%로 감소했고 올해는 4월까지 0.53% 증가에 그쳤다. 연으로 환산하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속인터넷도 마찬가지다. 가입자 증가율이 2010년 5.4%에서 2011년 3.7%로 줄었고, 올해는 4월까지 0.7%에 불과하다. 연으로 환산한 성장폭은 2%대다.
가입자는 정체되는 데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요금인하 압박이 거세지며 매출과 수익성도 위협받고 있다.
◇비통신 신사업 발굴 박차=통신사업에서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면서 통신사는 비 통신분야 신사업을 잇달아 시작했다. 통신사업에서 확보한 기술과 인프라, 가입자 등을 신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드는 작업이다.
IPTV와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본이고 전혀 새로운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고 서울대병원과 u헬스 조인트벤처 `헬스커넥트`를 설립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KT 역시 `IT 컨버전스 그룹`을 목표로 BC카드, 금호렌터카 등을 인수했으며 통신서비스와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탈통신을 목표로 의료, 모바일 광고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비통신 진출은 `글로벌` 화두=글로벌 통신사도 국내 통신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 사업이 포화되면서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네트워크와 다른 새로운 사업영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AT&T는 모바일커머스와 모바일 앱 관련 업체를 잇따라 인수했으며 버라이즌은 클라우드 업체를 인수했다. 유럽 텔레포니카는 고객 기반을 활용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위치기반서비스(LBS) 등을 내놓아 좋은 효과를 거뒀다.
염용섭 SK경제경영연구소 정보통신실장은 “통신사가 진출할 수 있는 잠재 영역은 굉장히 많지만 과연 진출해서 잘할 수 있을 지가 문제”라며 “네트워크와 연계된 클라우드서비스, IPTV 등이 1단계였다면 이제는 전혀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염 실장은 “통신사가 여러 분야로 진출하지만 아직 성공모델이 없는데 여기서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통신사의 미래”라고 말했다.
통신서비스 가입자 증가율 현황(단위:%)
자료: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